검정색 식음료(블랙 푸드:black food)가 인기를 끌고 있다. 흰색이 주류인 두유 즉석밥 냉동만두 등의 시장에 검정색 신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고 매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검정색 식음료는 종래 식감(食感)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금기시됐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틈새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블랙 푸드'의 선두주자로는 제일제당의 '흑미밥'(2백10g,1천5백원)이 꼽힌다. 이 제품은 지난해 6월 출시돼 주부들로부터 '밥맛이 고소하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출도 부쩍 늘고 있다. 월평균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엔 2억원선에 머물렀으나 올해 들어 3억원대로 50%나 증가했다. 미국 수출물량도 올해 50만개에 달했다. 제일제당은 일본 대만 중국 동남아시장을 뚫기 위해 현재 시험 수출하고 있다. 제일제당은 지난 5월엔 '흑미쌀찜만두'(6백90g,5천원)도 내놓아 '검은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제품은 특별한 홍보가 없는 비수기인데도 월평균 매출이 2억원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흑미와 함께 검은깨 함유 상품도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검은깨는 '환자가 허해져서 말할 힘이 없을 때 효과가 있다'(동의보감)고 알려진 건강식품이다. 매일유업의 경우 검은참깨를 넣은 '뼈로가는 칼슘두유 검은깨'(2백35㎖,8백원)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두유 특유의 비린맛을 없애줘 두유를 싫어하는 고객들도 좋아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 올 4월 출시 이후 월평균 45% 가량의 판매신장률을 보이며 올 한해 두유 예상 매출(1백70억원)의 3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삼육식품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검은깨 두유를 출시해 판매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검은색이 인기를 얻자 생산을 중단했던 제품이 다시 출시되는 경우도 있다. 풀무원은 '검정콩 두부'를 이르면 이달 말부터 새롭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육질이 단단해 부침용이나 생식용으로 찾는 고객들의 주문이 계속돼 독자생산 설비를 갖추는 대로 공급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