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수세가 종합지수를 800선 위로 끌어올렸다. 9일 종합지수는 20일여만에 80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지수는 8일 연속 강세를 이으며 67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증시는 뉴욕증시가 기업실적 부진, 회계조작 등으로 급락하고 최근 급등을 주도한 외국인이 매도우위로 전환했음에도 장 초반부터 오름세를 유지했고 시간이 갈수록 상승폭을 더했다. 외국인이 지수선물을 대량 매수함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가 3,500억원 이상 유입되며 개인의 차익실현 매물과 외국인 매도 물량을 소화한 것. 시장에서는 뉴욕증시 하락, 환율 급락 등 악재를 딛고 종합지수 800선을 회복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외 악재에도 매물 소화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됨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다만 본격적인 매물대에 진입하고 단기간 100포인트 가량 오른데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더욱 커지면서 800선 위에서의 추가 모멘텀 제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이날 상승이 프로그램 매수의 의존한 것이어서 800선 안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최근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극도로 투기적인 매매 형태를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증시는 당분간 뉴욕증시 바닥확인, 반도체 D램 가격 동향, 800선 위에서의 외국인 매매 패턴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옵션만기를 하루 앞두고 급격한 매물 출회가 관측되는 지수선물시장 움직임에 주목하면서 대응할 것을 권한다. 종합지수 800선 안착여부에 관심을 두되 테마가 형성되고 있는 환율 수혜주와 본격적인 실적 발표철을 맞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실적주 등 종목별로 매매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8.64포인트, 2.38% 높은 801.99에 거래를 마쳤다. 종합지수가 800선을 넘기는 지난달 18일 이래 20여일만이다. 코스닥지수는 66.91로 1.62포인트, 2.48% 상승, 2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했다. 하이닉스에 단기 매수세가 집중하면서 거래가 폭주했다. 이날 거래소 거래량은 14억8,046만주로 지난 4일 남긴 사상 최다 기록 14억2,059만주를 가볍게 넘어섰다. 거래소, 코스닥 구분없이 전 업종이 상승했고 증권, 운수창고, 전기가스, 소프트웨어, 디지털컨텐츠, 인터넷 업종 오름폭이 컸다. 환율 하락의 최대수혜주로 꼽히는 한국전력이 5.5% 급등한 것을 비롯, 대한항공, 한진해운, SK, 대한해운, 아시아나항공 등 환율수혜주가 대부분 상승했다. 장미디어, 싸이버텍, 안철수연구소 등 보안주 초강세도 눈길을 끌었다. 지수관련주는 실적발표를 하루 앞둔 LG전자가 1.55% 상승했고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현대차, 우리금융, KTF, 국민카드, LG홈쇼핑 등이 대부분 상승에 동참했다. 기관이 프로그램 매수 덕을 보며 2,314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474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했다. 외국인은 335억원을 처분했다. 프로그램 매수가 3,551억원 유입됐고 매도는 617억원 출회되는 데 그쳤다. 반면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89억원 순매수로 장세를 이끌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95억원, 4억원을 팔아치웠다. 상한가 19개 포함 589개 종목이 올랐고 182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에서는 597종목이 상승하며 55개가 상한가를 쳤고 150종목이 내렸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