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은 있지만 아직 뚜렷한 회복 신호는 확인되지 않는다.' 전기·전자 등 IT(정보기술)업황에 대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하반기 전망은 대체로 이렇게 요약된다. 배승철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IT경기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북미지역 PCB의 BB율(수주·출하비율)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지만 아직 1 미만이어서 경기회복에 대한 분명한 신호는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주를 출하로 나눈 수치인 BB율이 1을 넘으면 경기확장 국면을 의미하고 1 미만이면 그 반대다. 전우종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전방산업인 PC 수요,특히 미국시장에서 기업용 수요가 강하게 회복되는 신호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삼성전기의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의 수주도 줄어들고 있다. 이 회사의 MLCC 수주는 지난 3월 75억개에서 6월엔 60억개 밑으로 떨어졌다. 전 팀장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IT경기 회복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에 따라 국내 IT경기도 달라질 것으로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도 변수다. 3분기 평균환율은 달러당 1천2백원으로 잡아도 2분기(평균 1천2백70원)보다 5%가량 낮은 수준이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꿔 손에 쥐는 돈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수출비중이 높은 IT기업의 실적둔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올 4분기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증권 우동제 팀장은 "지난 2년반 동안 기업의 IT 설비투자가 동결되다시피했다"면서 "계절적 요인까지 고려할 경우 4분기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D램 LCD 핸드폰 등으로 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배 연구위원은 "3분기 전망은 다소 불투명하지만 PC 핸드폰 등이 충분한 재고조정을 거친 만큼 수요회복이 예상되는 4분기에 IT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전기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등을 저점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