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미국의 델파이가 한국 상용차 부품시장에 진출한다. 델파이의 J. T. 배턴버그 회장은 10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은 버스 트럭 등 상용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현대 대우 기아자동차 등에 상용차 부품 공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턴버그 회장은 이미 이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마쳤으며 올 가을부터 완성차 및 부품업계와 구체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용차 부품을 한국업체로부터 조달할지 해외에서 들여올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한국 자동차 부품회사의 품질이 뛰어난 점을 감안할 때 한국내 조달은 물론 중국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수출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델파이는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상용차 부품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델파이는 지난해 현대 대우자동차 등과 9억9천만달러어치의 부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는 지난 2000년보다 40% 늘어난 수치다. 올 상반기에는 10억달러어치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배턴버그 회장은 "델파이는 지난해 20%의 성장을 기록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자동차산업을 주시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의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델파이는 지난달 25일 현대자동차가 개발하는 신형 V-6엔진에 장착할 엔진제어시스템 4억달러어치를 공급키로 의향서(LOI)를 체결한 바 있다. 델파이는 지난 1999년 5월 제너럴모터스(GM)사로부터 분리 독립했다. 세계 25개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 델파이는 지난해 2백61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세계 43개국에 2백39개의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한국에는 KDS 델코 등 6개 합작회사와 에어백 및 안전벨트생산업체인 델파이오토모티브시스템스성우가 자회사로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