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의 글로벌 공식 후원사였던 현대자동차는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 활동을 펼쳐 그 어느 기업보다 높은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한다. 한국과 일본의 대회 조직위원회에 1천대 이상의 행사용 차량을 제공해 각국 선수단과 기자단에 깊은 인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축구에 대한 열정과 현대차의 강렬한 이미지를 잘 조화시킴으로써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현대차 최한영 전무는 "월드컵 마케팅 비용은 1천억원 정도 들었지만 광고효과는 최소 50억달러 이상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월드컵을 소재로 한 현대차의 광고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현대차가 "2002 월드컵"의 공식 파트너임을 세계에 알리고 축구를 테마로 전 세계인과의 "교감"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이 가운데 대회기간중 집중적으로 내보낸 TV 광고 "불꽃"편과 "카드섹션"편은 월드컵 초기 붐 조성과 현대차의 국제적 감각을 훌륭하게 살렸다는 평이다. 불꽃=국내 최고의 베스트셀러카인 뉴EF쏘나타 너머로 월드컵 상암경기장의 야경이 펼쳐진다. 경기장에서는 월드컵을 축하하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시작되고 뉴EF쏘나타의 차체에 반사돼 비친 불꽃들은 이내 축구장을 누비며 다이내믹한 슛을 날리는 축구선수들로 형상화된다. 불꽃만으로 화려하게 빛나던 축구공은 경기장 위에서 어느덧 현대차의 로고로 변해 아름다운 밤하늘을 수놓게 된다. 이 광고는 국내 최초로 시도된 1백%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을 끌었다. 채색이나 모델 합성 없이 순수한 그래픽 처리로 수없이 작고 많은 불꽃들을 만들었고 최첨단 "모션 캡쳐" 설비를 이용한 자연스런 슛동작으로 광고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카드섹션=숨가쁜 축구시합이 벌어지는 경기장엔 열광적인 함성과 응원이 가득하다. 관중석에서는 모두가 단결된 모습으로 카드섹션이 시작된다. 카드섹션의 카드 조각 하나 하나가 모아지면서 투스카니의 강렬한 이미지가 퍼즐 조각 맞추듯 표현되기 시작한다. 경기가 뜨거워지면서 양팀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몸동작은 카드섹션으로 표현된 투스카니의 역동적인 주행모습과 오버랩된다. 폭발적인 강슛이 골네트를 흔드는 순간 경기장은 열광에 휩싸이고 관중석의 카드섹션은 절정을 이루면서 투스카니의 질주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이 광고는 올해 유럽프리미어리그 클럽 우승팀인 스페인 발렌시아의 홈경기장을 현지 촬영한 것이다. 월드 와이드 CF로 제작돼 전 세계 60억명에게 방영됐으며 5초 10초 30초 등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됐다. 해외 버전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응원단을 볼 수 있는데 비해 국내 버전에는 한국 대표팀을 위한 공식응원단인 "붉은 악마"가 출연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