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20개월 최저치 경신, "정부개입 vs 물량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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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사흘째 하락 흐름을 연장하며 출발했다. 1,180원을 위협하며 20개월 최저치를 경신했다.
급락세는 주춤한 상태나 대외요인이 개장초 분위기를 하락 분위기를 잡았다. 달러/엔 환율은 밤새 117엔대까지 진입하는 등 추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국제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약세 기조를 확인했다.
지난 월요일 3,222억원에 달한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 중 일부가 대기하고 있으며 공급요인도 여전히 압도적이다. 수요요인이 취약한 시장에서 전날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이라는 물리적인 수단의 동원을 내세운 정부의 물량 흡수여부가 관건이다.
일단 1,180원을 강력한 저지선으로 지목한 정부와 달러 약세, 물량 부담 등 '하락 추세가 대세'임을 인식하고 있는 시장간의 치열한 물밑 공방이 예상된다. 1,180원 붕괴 여부가 향후 중요한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48분 현재 전날보다 0.60원 내린 1,181.60원을 기록중이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달러/엔의 궤적을 따르되 1,184.50∼1,185.00원의 좁은 범위를 거닐며 1,185.00/1,186.0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1.20원 낮은 1,181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182.00원으로 올라선 뒤 차츰 되밀려 9시 33분경 1,180.10원까지 미끄러졌다. 지난 2000년 11월 23일 장중 1,173.10원까지 내려선 이래 20개월 최저치.
이후 달러/엔의 소폭 반등과 저가매수 등으로 환율은 1,181원선의 약보합권으로 진입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180원은 중요한 레벨이며 애매하다"며 "아래로 경계감이 짙고 지난 이틀동안 낙폭이 과대했기 때문에 쉽게 아래쪽으로 내려서기 보다는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118엔과 달러/원 1,180원이 비슷한 궤도를 그리며 동조할 가능성이 크며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 등 물량이 수반되면 낙폭이 커질 수 있다"며 "오늘 1,178∼1,183원에서 거래되고 마감은 1,180원이 지켜질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에서 이 시각 현재 118.15엔으로 전날 뉴욕장보다 소폭 오름세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성 차관이 이날 오전부터 "일본의 외환정책은 변함없다"며 "정부는 외환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 엔 강세 저지를 위한 기선 제압에 나서 118엔대 방어의지를 내비쳤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뉴욕 증시 급락과 회계부정 의혹이 발목을 잡아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118.40엔을 뚫고 118.02엔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76억원의 매수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는 29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나흘만에 주식순매도로 돌아섰던 흐름에서 하루만에 반전하고 있는 셈.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