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3@arirangtv.com 이번 월드컵으로 인해 우리는 특히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고국인 네덜란드,그리고 터키를 새롭게 발견하고 인식하게 되었다.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로 금의환향했다. 히딩크에 대한 한국인의 애정을 말해주듯 그의 고향인 파르세벨트를 찾는 한국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히딩크가 아니었다면 한국인들이 평생 발길 한번 들여놓았을까 싶은 작은 마을이다. 사실 한국과 네덜란드의 인연은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됐다. 17세기 하멜은 '표류기'(또는 '난선제주도난파기')를 통해 한국을 유럽에 최초로 소개했고,1907년 이준 열사는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서 일제의 을사보호조약의 부당성을 세계 각국에 알리기 위해 자결했다. 이 열사는 헤이그의 한 공동묘지에 묻혔다가 1963년에야 서울 수유리 묘지로 이장됐다. 헤이그에는 한 교포가 세운 이 열사의 기념관이 세워져 있고 해마다 이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히딩크 감독과 이 열사,두 인물 모두 조국의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그 운명은 참으로 극단적이다. 한국인의 국민적 영웅이 된 히딩크에 비해 이국땅에서 순국한 이 열사는 순국 55년이 지나서야 대한민국 건국 훈장이 수여됐고 그 이듬해 유해가 귀국길에 올랐다. 두 영웅의 상반된 운명만큼이나 공교롭게도 히딩크의 고향마을인 파르세벨트와 헤이그시는 네덜란드 동과 서의 양끝에 각각 위치해 있다. 우리는 곧 히딩크의 고향을 비롯 그가 맡게 된 PSV 아인트호벤 구단 등에 아리랑TV를 수신할 수 있는 위성수신장비를 기증할 계획이다.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측에서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적극 협조할 뜻을 보내왔다. 또 우리는 '2002 월드컵' 이후 히딩크와 하멜,그리고 이 열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도 만들어 두 국가의 인연과 두 영웅의 일대기를 세계 각국에 알리고 싶다. 히딩크의 고향에서는 이미 히딩크 박물관 건립이 추진중이라는데 그에 비하면 헤이그에는 한 교포가 세운 작은 기념관 하나가 전부다. 이제 우리의 영웅도 기억해야 할 때가 온 게 아닐까. 그런데 이번 월드컵은 이 열사를 자결케 한 일본과 공동으로 개최됐다. 그리고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다. 이런 게 역사의 아이러니인가. 역사는 이런 아이러니를 밟고 또 발전해나가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