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경제주간지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FEER)최신호는 한국의 정보기술(IT)산업의 현황과 인터넷이 개별산업 및 실생활에 미치는파급효과 등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IT산업이 한국 경제의 구세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한국이 세계에서 온라인망이 가장 잘 발달돼 있는 국가로 유명하지만이같은 디지털화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이제야 비로소 구체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4년전 외환위기에서 한국을 탈출시킨 구세주 역할을 하는 IT산업은 이제 산업현장 뿐만 아니라 교육과 정치 등 사회 각 부문을 휩쓸고 있으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낡은 기업관행을 뒤흔들며 한국사회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저임금을 무기로 한 중국이 필적할 수 없는 기술혁신을 가져다줌으로써 한국이 여타 신흥 개발도상국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소개했다. 칼라일그룹 아시아지사의 마이클 김 사장은 "한국은 아시아의 리더로 부상하고있으며 사실상 일본까지도 앞질렀다"고 말했다. 사이버쇼핑몰부문의 선두주자인 삼성몰닷컴은 하루의 매출규모가 6개 백화점 매출액을 능가하고 있으며 10대 청소년 가운데 4명중 3명은 TV를 시청하는 것 보다 온라인 게임을 더 즐긴다. 엔씨소프트는 게임단말기 분야에서는 소니를 따라잡는게 불가능하다고 판단, 온라인게임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올해에는 5천400만달러의 이익을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들의 기술에 대한 열정은 인터넷에 그치지 않고 있다. 컴퓨터칩은 대표적수출품목이며 세계 휴대폰 시장의 20%, 평면 모니터 시장의 거의 절반을 한국산이차지하고 있다. IT산업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하며 연간 수출액이 400억달러에 달한다. 한국의 4천800만 인구 가운데 3분의 2가 휴대폰을 갖고 있으며 이 가운데 700만명은 휴대폰으로 무선인터넷을 즐긴다. 1년전 야후코리아는 수입면에서 전세계 야후 가운데 5위였으나 이제는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야후코리아의 이승일 대표는 "한국은 기술에 관한한선두주자다. 한국과 같은 정도의 발전양상을 보이는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발전은 전통에 깊게 뿌리박은 한국의 가부장적 사회에도 변화를 가져와 나이의 장벽을 깨고 젊은 세대가 기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또 젊은 여성이 전문직에 진출하는 기회가 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잡지는 한국이 이같이 IT산업 발전을 통한 강점을 발휘하게 된 것이 결코 우연에 의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90년대 중반 한국이 무선통신 분야에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을 도입, 세계 최초로 상용서비스를 개시한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이 CDMA 상용화에 들어갈 당시 유럽방식인 GSM 기술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세계 무선통신 시장에서는 한국을 향해 소리높여 조소를 보냈으나 이제는한국을 오히려 부러워하는 지경이 됐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