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11테러 이후 발 빠르게 주식비중을 확대해 큰 수익을 기록,증권가에 주목을 끌었던 투자자문사들이 주식편입 비중을 크게 줄이고 있다. 연기금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코스모투자자문 메리츠투자자문 튜브투자자문은 최근까지 운용자금중 주식비중을 80~90%정도 유지했었다. 그러나 이달들어 50~70%수준으로 낮췄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80~90%였던 주식편입비중을 60~80%수준으로 줄였다. 이같은 전략 수정은 장세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최권욱 코스모 투자자문 대표는 "현 장세는 수익보다 리스크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 대표는 "환율하락 등 외부변수 뿐만 아니라 성장률,기업실적등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봐야할 때"라고 말했다. 지금부터는 주식을 서서히 사모아야 할 때라는 분석도 없지 않지만 점차 소수의견으로 바뀌고 있다. ◆펀더멘털을 재점검할 때=박종규 대표는 "올 상반기 주가상승세는 미국 경기회복과 그에따른 국내 수출 증대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미국의 증시 불안 및 IT경기의 회복둔화 등으로 이런 기대감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구조적인 분식회계와 달러화 약세 등을 고려하면 환율하락도 추세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의 이익이 2·4분기에 피크를 이뤘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주가약세는 하반기 실적둔화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손 대표는 "지지부진한 D램가격,LCD가격의 하락조짐,PC수요 감소 등 IT경기의 회복 신호를 찾을 수 없는데다 환율마저 하락세를 지속해 시가총액이 큰 대형 IT주의 3분기 이후 실적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LG전자가 사상 최대규모의 2분기 이익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이틀째 하락한 것도 이같은 우려 때문이다. 최근 IT업종 애널리스트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삼성전자 삼성전기 LG전자 삼성SDI 등 수출관련 핵심블루칩의 하반기 이익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최권욱 대표는 "시장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반해 상승 모멘텀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면서 "외국인의 대량 매수 같은 호재가 등장하지 않는 한 올 여름엔 휴지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금은 사야할 때인가=김영수 튜브투자자문 대표는 "단기적으로 시장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위험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좀더 멀리 보고 서서히 매수에 나서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는 700선에서 바닥을 확인했으며 외국인의 매수전환 가능성,올 하반기 IT경기 회복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도 객관적인 지표를 보면 경기는 분명 상승신호를 보이고 있다"면서 "현 장세는 대세상승에서 1차 조정이 마무리되고 2차 상승시도에 나서는 국면"이라고 밝혔다. 주가하락을 저가매수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