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일 외환시장에서 약 5억달러를 사들이며 환율 추락 저지에 나섰다. 이로써 한때 달러당 1천1백70원선까지 위협받던 원화 환율은 나흘만에 간신히 하락세를 멈췄다. 이날 원화 환율이 오전 11시10분께 1천1백71원50전까지 밀리자 재정경제부는 즉각 구두 개입과 함께 한국은행과 국책은행을 통한 대규모 '달러 사자'에 나섰다. 오후에는 한국은행도 강력한 시장개입을 시사하면서 하락 저지에 보조를 맞췄다. 하지만 달러 약세를 점치는 세력이 많아 급락행진에 일단 제동을 거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다.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전 오른 달러당 1천1백79원50전으로 마감됐다. 정부는 이날 직.간접적으로 오전 3억달러, 오후 2억달러 등 5억달러를 거둬들인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추정했다. 이날 외환시장이 불안한 출발을 보인 것은 미국 주가 급락의 여파가 몰아쳤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미국발(發) 금융시장 불안은 한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주요 증시와 외환시장에 또 한 차례의 동반 하락 태풍을 몰고 왔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전날보다 2백82.59포인트(3.11%) 급락해 8,813.50으로 마감됐다. 나스닥 지수도 35.11포인트(2.54%) 떨어진 1,346.01을 기록했다. 사흘째 하락한 다우지수는 지난해 9월말 이후 최저 수준이며 나스닥지수는 최근 5년사이 최저치를 경신했다. 뉴욕 증시 흐름을 대표하는 S&P지수도 32.36포인트(3.40%)나 급락, 920.47로 일단락됐다. 한편 이날 국내 채권시장 금리도 주가 하락의 영향을 받아 큰 폭으로 하락했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1%포인트 떨어진 연 5.80%로 마감됐다. 안재석.유영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