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벤션 산업이 뜨고 있다. 특히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져 컨벤션 산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전시.컨벤션 센터 설립을 서두르며 전시회 및 국제회의 유치 경쟁에 들어갔다. 컨벤션이란 공인된 단체가 정기 또는 부정기적으로 여는 회의 컨퍼런스 전시회 박람회 등의 행사를 말한다. 컨벤션 산업이란 이와 관련된 시설과 호텔 기타서비스산업을 의미한다. ◆ 떠오르는 컨벤션산업 국내에서 개최된 전시.컨벤션은 2000년 1백81회에서 지난해에는 2백26회로 45회 늘었다. 올해는 약 2백50회가 열릴 예정이다. 전시.컨벤션 센터 건립도 잇따라 2000년 5월 코엑스 컨벤션센터가 문을 연데 이어 지난해 4월과 5월에 대구 전시컨벤션센터와 부산 전시컨벤션센터가 각각 완공됐다. 올해말 제주 국제컨벤션센터가 완공되며 수원 고양 대전 창원 등도 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국제회의와 전시회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한 호텔 항공 여행업계와 컨벤션기획사(PCO) 전시부스제작 장비임대 영상 컨벤션교육 등 컨벤션 연관산업도 주목받고 있다. ◆ 컨벤션은 고부가가치 산업 컨벤션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아 서비스산업의 꽃으로 불린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독일 등은 컨벤션 산업으로 먹고살 정도다.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연간 4천회가 넘는 박람회와 국제회의가 열린다. 박람회 관람객만 연간 4백만명에 달한다. 박람회로 50억달러를 벌어들인다. 독일은 연간 8백50여회의 박람회를 통해 9백억달러를 벌어들인다. 한국도 유망전시회 20개를 선정해 43억원을 지원키로 하는 등 컨벤션산업 육성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ICEM)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국제회의로 6천6백15만달러(약 8백억원), 전시회 박람회 등을 포함해 1억5천만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승진 ICEM 원장은 "컨벤션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제점과 과제 COEX, EXCO, BEXCO에 이어 제주 국제컨벤션센터가 올해말 완공되면 컨벤션 시설 부족은 해소될 전망이다. 오히려 몇년뒤 국내 컨벤션센터끼리의 과당경쟁을 우려해야 할 정도다. 그러나 국내 전시회 가운데 UFI(국제전시협회)가 인증하는 국제전시회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체질이 허약하다. 올들어서야 COEX에서 여는 공장자동화전 등 3개가 UFI 예비인증을 받은 상태다. 국제회의는 모두 UIA(국제협회연합) 기준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호텔비는 컨벤션 유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 5월 호주에서 열린 구강악안면외과학술대회는 인도와 한국이 최종후보지로 나섰으나 인도로 결정됐다. 인도가 컨벤션참가자에게 특1급 호텔 숙박비를 80달러로 낮췄기 때문이다. 컨벤션을 기획하고 유치하는 70여개의 PCO중 극히 일부를 빼고는 영세해 주최측의 행사를 단순 대행하는 수준이다. COEX 관계자는 "해외바이어 및 참가업체 유치를 위한 정부의 절대적 지원과 영세전시회의 통폐합 등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