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러 왔다가 되려 혹 붙이고 갑니다." 정부의 '교통대사면'이 발표된 지난 10일 이후 운전면허시험장마다 면허증을 새로 만들거나 되돌려 받으려는 운전면허 정지 및 취소자들이 무더기로 경찰 단속에 걸려들고 있다. 평소 습관(?)대로 '무면허' 상태에서 자신의 차를 몰고 면허시험장을 찾았다가 낭패를 보고 있는 것. 교통 사면 첫날인 10일 서울 상암동 서부면허시험장에서만 무면허 운전자 30여명이 경찰의 집중 단속에 걸려들었다. 서울지역 면허시험장이 4곳임을 감안하면 서울에서만 10∼12일까지 수백명이 단속된 것으로 추정돼 '대사면' 혜택에서 제외되는 쓰라림을 맛봐야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면 조치가 발표된 이후 각 면허시험장 주변에 차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의구심이 들어 단속을 벌였는데 생각보다 대담한 운전자들이 많아 놀랐다"며 "최소한 지킬 것은 지키는 운전자의 양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면허 운전으로 단속된 이들은 단속 일자를 기준으로 2년을 기다려야 다시 운전면허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게다가 벌금형도 감수해야 할 판이다. 면허취소자 박모씨(42)는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는 들뜬 마음에 무심코 차를 몰고 나왔다가 면허시험장 코앞에서 단속됐다"며 "다시 2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난감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