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하이닉스 인피니언 등 반도체 D램 업계 2위권 기업들이 각각 기술과 재무적인 문제들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선두업체 삼성전자의 위치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어 D램업계가 '4강' 체제에서 '1강3약' 체제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19%로 업계 2위인 마이크론은 하이닉스반도체와의 합병이 일단 좌절되면서 업계 1위의 꿈이 날아간 것은 물론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주력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DDR(더블데이터레이트) 공정에 문제가 생겨 수율이 현저하게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메릴린치증권은 지난주 발표한 투자보고서에서 "최근 D램 가격상승의 원인을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으나 '미국의 한 메이저업체'가 생산하고 있는 2백56메가DDR 칩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여기서 거론된 메이저업체가 마이크론인 것으로 보고 있다. DDR시장은 삼성전자가 약 40%, 하이닉스가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이크론과 인피니언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마이크론은 또 3∼5월중 2천4백20만달러의 적자를 내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하이닉스조차 지난 1.4분기 흑자전환했었다. 마이크론은 3백㎜ 웨이퍼 공정 진입도 삼성전자와 인피니언에 비해 뒤늦은 편으로 스티브 애플턴 사장은 연내에 시범가동을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요인들 때문에 하이닉스와의 매각협상 재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9.7%로 업계 4위인 인피니언은 3백㎜ 양산을 지나치게 일찍 시작한 탓에 수율이 60% 수준에 불과해 원가경쟁력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1백28메가 환산기준 원가가 개당 5달러 수준으로 경쟁업체들에 비해 1달러 이상 비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적자확대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자국정부로부터 1억9천2백만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도 했다. 대주주인 지멘스도 인피니언에 대한 추가투자를 꺼려 지분을 줄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인피니언이 한국업체들을 상대로 EU(유럽연합)에 상계관세 제소를 한 것은 그만큼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14.5%로 업계 3위인 하이닉스는 정부가 매각 재추진을 원하고 있어 향후 진로가 불투명한 상태다. 차기 주력제품의 경우 DDR시장에서는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2백56메가에서는 시장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3백㎜ 웨이퍼 투자도 내년 이후로 미뤄 놓은 상태다. 그렇지만 파하드 타브리지 부사장은 "2억5천만달러의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우리보다는 다른 업체들이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2백56메가DDR 제품에서 앞서가고 있어 지난해 27%였던 시장점유율이 올해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백㎜ 양산도 멀지않아 시작할 수 있는 수준의 준비를 갖춘 상태다. 대우증권의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고부가제품을 선점해 1위의 자리가 확고해지고 있다"며 "D램 업계가 1강3약으로 바뀌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