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죌릭 USTR대표 "중국 개방약속 안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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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죌릭 미국 무역대표부(USTR)대표는 지난 6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지 반년이 지났는 데도 시장개방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불평했다.
중국이 옥수수와 밀에 대한 수입쿼터를 늘리지 않는 데다 옥수수 농가에 수출 보조금을 지원,미국의 농산물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불만이었다.
WTO 신참 중국이 시장개방에 소극적인 데는 내부적인 이유가 크다.
중국 지도자들은 조만간 출범할 새 지도부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실업자를 양산할 WTO 준수사항의 이행시기를 늦추려 하고 있다.
WTO 협상을 주도했던 대외무역경제합작부를 제외한 다른 부처와 지방정부들도 시장개방 약속을 무시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WTO 가입협정에 서명한 건 우리 부처가 아니다는 게 다른 부처들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특히 대외무역경제합작부는 인기없는 무역정책으로 국내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사정 탓에 중국정부가 외국의 중국진출을 가로막고 있는 분야는 농업에 머물지 않는다.
외국 자동차업체들은 아직도 고수익이 기대되는 자동차 할부금융사업을 할 수 없다.
노키아나 모토로라와 같은 해외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경쟁사들에 비해 중국내에서 더 많은 부품을 조달해야 한다.
중국은 대륙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에 6%미만의 세금을 부과하는 반면 수입 반도체에는 17%의 세금을 매기고 있다.
중국정부가 불법복제문제를 계속 방치함으로써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WTO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는 게 미국정부의 시각이다.
미 정부는 이같은 문제들을 제기하고 나섰지만 별다른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오히려 중국정부의 더딘 시장개방에 좋은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3월 철강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발동한데 이어 농업보조금까지 증액하자 '자유무역 약속을 깨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유럽도 오랫동안 역내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유전자변형식품 수입을 제한해 왔다.
결국 중국은 WTO가입 후 선진국의 이러한 '교역 속임수(trade tricks)'를 빠른 속도로 배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