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철강업계가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국내외 철강가격이 잇따라 인상되고 있는데다 철강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올 상반기에 사상 최대 생산량,사상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수요부진과 가격하락에 울상짓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르다. 올 상반기 철강업계 공장가동률은 평균 89.4%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한보철강은 지난해 3만t에 달했던 하루 철근재고가 최근엔 8천t으로 줄어들었다. 사상 최저 재고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 건축붐 등 건설경기가 회복된 덕분에 재고가 쌓일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철근가격은 올들어 두차례나 올랐다. 건설업체가 현금을 주고 사가는 10㎜ 일반철근의 경우 지난 2월 t당 29만8천원이었으나 현재 32만8천원으로 상승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바람에 철근 원재료인 고철 수입가격도 떨어졌다. 한보철강은 이같은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4백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 7백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형강 철근 등을 생산하고 있는 INI스틸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올 상반기 외환위기 직전 수준을 능가하는 3백60만t의 철강생산량을 달성했다. 전체 재고수준은 지난해말 40만t에서 20만t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조6천5백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1조4천억원을 훨씬 웃돌 전망이다. 포스코는 당초 8천6백억원 정도로 예상했던 올해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월부터 후판제품의 내수판매 기준가격을 t당 2만원 인상한데 이어 5월부터는 핫코일 냉연코일 등에 적용되던 가격할인폭 2만원을 폐지했다. 또 오는 20일부터 핫코일을 t당 33만5천원으로 9.8% 인상하는 등 대부분 제품의 내수판매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포스코의 수출가격도 높아지고 있다. 3·4분기중 일본에 수출하는 핫코일과 냉연강판의 가격을 t당 4천∼5천엔 올렸다. 중국 수출용 냉연코일은 t당 1백달러 이상 인상키로 했다. 한편 국제철강협회(IISI)와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는 올해 세계 철강재 수요는 지난해보다 2.1% 늘어나고 공급은 3.2%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철강협회는 미국 중국 등의 수입규제 여파로 수출이 감소하지만 올해 국내 총수요는 지난해보다 4.7% 늘어난 5천4백76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