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박정구회장 별세] '故 박정구 회장님 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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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을 달리하신 박정구 회장님의 명복을 빌면서 삼가 영전에 깊이 고개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아무리 회자정리(會者定離)라고는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셨는데 뜻밖에 부음을 접하고 보니 참담하고 황망한 심정 금할 수 없습니다.
늘 걱정해 오시던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또 40년이 넘게 일구어 오신 금호그룹을 위해서도 할 일이 아직 많은데 이렇게 훌쩍 우리 곁을 떠나시다니 너무도 안타깝고 비통할 따름입니다.
박 회장님께서는 일찍부터 기업경영이라는 외롭고도 힘든 길에 뛰어들어 탁월한 경영능력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오늘의 금호그룹을 일구어 내는데 초석이 되셨습니다.
무릇 기업을 일으키기는 쉬워도 이를 국가와 국민에 이바지하는 바르고 알찬 기업으로 키워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돌이켜보면 회장님과는 참으로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 왔습니다.
10년 가까이 상공회의소의 회장단으로 함께 일하면서 박 회장님을 곁에서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돌아가시는 날까지 8년이 넘게 광주 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하시면서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갖고 열악한 지역경제와 지방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앞장서서 뛰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국가는 우리 기업인들에게 경영활동을 통한 기여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라는 또 다른 덕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님께서는 이런 점에서도 남의 귀감이 되신 분입니다.
기업경영으로 그토록 바쁘신 가운데서도 스포츠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책을 맡아 애써 오셨습니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날로 어려워져 원로들의 가르침이 더욱 절실한 이때 이제 우리 기업인들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큰 기둥을 잃었고 박 회장님께서 쌓아오신 식견과 경륜을 더 이상 나눌 수 없게 되었습니다.
회장님의 소탈하고 가식 없는 모습,호방하게 웃는 모습을 다시 한번 뵙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만 이 또한 부질없는 바람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이제 회장님을 보내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그만 접고 국가와 기업을 위해 못다 이루신 큰 뜻은 남아 있는 우리 후배 기업인들이 물려받겠습니다.
각박하고 여유가 없게 마련인 경영계 풍토에서 신의와 인정을 중히 여겨오신 박 회장님은 가슴이 넓고 큰,참 기업인으로 우리 모두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박정구 회장님, 이제 이승에서의 일들은 훌훌 털어 버리시고 부디 영면하소서.
대한상의 회장 박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