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다이어트제품을 먹은 일본인이 숨졌다는 소식이다. 알고 보니 중국과 싱가포르에서도 사망자가 있었다는 보도다. 영화 '레퀴엠'은 날씬해지려 마약을 쓰던 주인공의 파멸과정을 보여준다. 다이어트 때문에 전세계 여성이 죽음에 이르는 길을 걷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다이어트는 종교'라고 할 정도다. 아내에게 살좀 빼라는 제수의 말에 "무슨 말씀, 나는 마른 여자와 못살아요"라는 남편의 말을 통해 뚱뚱한 게 좋다는 논리도 펴보지만(MBC주말극 '그대를 알고부터') 소수의견이고 대부분은 날씬할수록 좋다고 강조한다. 결국 굶고 온갖 제품을 먹고 체중관리업소에서 억지로 땀을 뺀다. 심지어 마약류도 삼킨다. 지난 1월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된 20대 여성은 "마약을 쓸 때 8㎏이 줄었다. 다른 방법으론 안돼 다시 찾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산에 든 '펜플루라민'도 일종의 마약성분이다. 공식 수입된 적은 없다지만 '살빼는 약'으로 벌써 한바탕 바람을 일으켰다가 구토 복통 등의 부작용 때문에 주춤해졌다고 한다. 다이어트식품은 물론 체중(체형)관리 업소 또한 무섭게 늘어난다. 가격 또한 엄청나다. 먹는 제품도 수십만원씩 하고 뱃살과 허벅지살 등을 없애준다는 체형관리프로그램의 값은 보통 5백만원이 훌쩍 넘는다. '1주일이면 살이 쏙∼,월 7∼8㎏은 가뿐히! 100% 확실' '기생충 결석 점액상태의 노폐물과 종양도 배출된다'등의 광고로 유혹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39.5%가 광고만큼 안빠졌고, 24%가 설사 현기증 발진 등 각종 부작용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날씬해지려는 시도 자체를 나무랄 순 없다. 뚱뚱하면 옷맵시가 안나는 건 물론 고혈압 심장질환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높다. 그렇더라도 노력 없이 하루아침에 살을 빼려는 건 끔찍한 사태를 부를 수 있다. 균형잡힌 몸매를 위해선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기초대사량을 늘리는 게 최선이다. 뱃살은 시계방향,허릿살은 위로 올릴 땐 손가락,아래로 내릴 땐 손바닥으로 꾸준히 마사지해주면 줄일 수 있다는 조언도 있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