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 1980년대 미국시장에 진출하면서 체계적으로 PL(제조물책임)법에 대응해왔다. 미국시장 진출 초기에는 PL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점차 PL관련 조직을 보강하고 주기적인 PL교육과 세미나 등을 통한 PL 마인드를 고취시켜 신제품 설계 단계부터 조직적인 PL 예방활동을 벌여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대부분의 PL 소송에 성공적으로 대처해왔으며 미국시장에서 PL에 대해 성공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PL 대응 전략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한 대의 자동차를 만드는데 수천개의 부품이 들어가고 수백여개의 협력업체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개발.생산.판매.정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분쟁이나 소비자들의 불만과도 마주쳐야 한다. 자동차가 고가의 소비재인 데다 목숨을 잃는 대형사고도 드물지 않다는 점에서 PL 대응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처지다. 현대차는 현재 최고경영자의 제품안전에 대한 경영방침이 확고해 모든 제품의 설계단계부터 사용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걸쳐 예상되는 PL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하는 예방활동을 모든 부서에서 실시하고 있다. 기술개발 부문과 생산부문에서도 철저한 PL 대응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수시로 PL관련 정보 및 동향,사례 등을 파악해 종합분석을 실시하고 있으며 분석결과를 제품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신차개발시 PL 체크리스트를 별도로 작성,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설계에 반영한다. 차량에 적용되는 안전관련 사항은 주요 개발 단계에서 신기술 신공법 신법규 등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검토가 이뤄지며 다양한 충돌시험을 통해 제조상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을 확인한다. 또 제품 사용이나 정비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관련 지시 경고 문구가 적절한지 검토,제품을 최대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확인한 뒤 고객에게 인도한다. 이와 함께 안전대책위원회를 운영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있다. 생산부문에 대한 PL 대응책은 협력업체에 대한 관리와 병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완성차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각종 충돌시험을 통해 제조상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을 확인하고 양산 중인 차량에 대해서도 매년 안전관련 테스트를 실시한다. 지난해 말 가동한 사내분쟁처리위원회를 고객불만처리위원회로 개편,고객들의 불만 사항에 조기 대응해 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 PL 실무위원회를 운영해 소송 및 분쟁관련 문제에 대응하고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PL 예방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한편 이같은 테스트와 교육을 확대 실시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설치된 자동차 PL 상담센터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피해를 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분쟁과 관련된 상담을 벌이기로 했다. 아울러 조만간 PL보험에도 가입할 계획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