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위 통화당국자들 연이은 '말실수' .. 엔화강세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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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값이 연일 치솟고 있는 가운데 일본 고위 통화당국자들의 말 실수가 엔고를 더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부적절한 발언을 가장 자주 하는 인물로 시오카와 마사주로 재무상을 꼽고 있다.
언론은 달러당 엔화 환율이 1백17엔대 전반에 머물렀던 지난 12일 시오카와 재무상이 "(환율)격변시에는 정확히 대처해야 한다"며 "엔화가치 변동폭이 최근 좁혀졌다"고 말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이 발언은 시장에서 '아직 일본 정부가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고 즉시 환율은 1백16엔대로 줄달음질 쳤다.
시오카와 재무상은 7월 초에도 "1백15엔까지 가는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발언,속도만 늦춰지면 엔고를 용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 총재와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도 엔고에 기름을 부은 장본인들로 꼽히고 있다.
하야미 총재는 지난 11일 "전세계적으로 달러 매각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배경)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엔고를 부추겼다.
다케나카 경제재정상 역시 같은 날 "엔고 영향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 내용도 있다"는 말로 엔고를 옹호하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일본 언론과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한쪽에서는 엔고를 저지한다며 엔화를 대량 매각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부주의한 발언으로 엔고를 자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축구의 자살골이나 다름없다"고 혹평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