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박람회 김빼지나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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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대로 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지만 검토 조차 안될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해양수산부 기획예산담당관실 관계자는 기획예산처가 최근 해양부의 내년 예산요구안중 "2010년 여수 세계박람회"지원과 관련된 요구를 개최지 확정일인 12월3일까지 보류키로 하자 난감해 했다.
대선이 낀 해엔 보통 11월말 예산이 확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분 예산이 아예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비비를 생각할 수 있지만 규모도 작고 용도도 정해지지 않아 박람회 지원에 얼마나 책정될지 불투명하다.
당초 해양부는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세계박람회사무국(BIE)실사단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는 등 유치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래서 내년 박람회 예산을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많은 2백70억원을 요구했다.
예산을 대폭 늘린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정부 부처간 컨센서스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획예산처 예산실 구본진 과장은 "중국 러시아 등 경쟁국을 감안하면 여수유치를 낙관하기 힘들어 보여서 일단 예산반영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해양부가 예산요구 이전에 논리와 근거로 기획예산처를 설득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해양부는 9월2일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기 전까지 여수가 최적지임을 들어 박람회 예산을 반영시키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더라도 후유증은 불가피해 보인다.
기획예산처의 보류 결정은 그리 염려스럽지 않다.
부처간 공감대만 형성되면 다시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산 반영 보류가 박람회 개최의지 약화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은 여간한 문제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은 지금 총력을 기울여 박람회 유치에 나서고 있다.
박태영 전남도지사는 당선후 취임식을 미룬채 유치활동을 벌였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박람회 유치를 위해 아예 "외도"중이다.
해양부는 세계박람회가 월드컵 이후 국운을 다시 한번 끌어 올릴 기회라고 줄곧 강조해왔다.
그런데도 예산반영 보류라는 결과를 자초했다.
지자체와 민간만 열심히 뛰는 게 아닌지 정말 걱정 스럽다.
임상택 사회부 기자 limst@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