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오전] 이틀째 하락, "공급우위, 1,170원 테스트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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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이틀째 하락 흐름을 연장, 전 저점인 1,171.50원까지 도달했다.
달러화가 유로화 대비 등가 이하로 떨어졌고 엔화에 대해서도 116엔대에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밤새 115엔대로 떨어진 뒤 116엔대를 회복했으나 반등은 여의치 않다.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에 대한 부담감이 점증하고 업체 네고물량으로 공급우위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원고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입장을 피력, 달러매도(숏)가 유효하다는 심리도 강화됐다.
오후 신 저점을 찾기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달러/엔의 115엔대 재진입과 1,170원에 대한 하향 테스트도 예상되고 있다. 당국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관건.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10원 내린 1,171.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시장은 차츰 물량 부담을 느끼며 매도압력을 가하면서 환율을 끌어내리는 형국이다. 엔/원 수준이 높다는 점을 감안, 달러/엔과는 다소 무관하게 하락 궤적을 그렸다.
박승 한은 총재는 오전중 기자간담회를 통해 "환율이 현재선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상당기간 원고 현상이 유지될 것"이라며 "원고 환경을 산업체질 개선의 계기로 활용해야 하고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정부나 한은이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고 언급, 환율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점을 시장에 주지시켰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NDF정산관련 매물이 대기하고 있고 업체들도 환율이 빠지니까 물량을 던지고 있다"며 "한은 총재 발언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국내만 인위적으로 막는다고 원화만 독립적으로 갈 수는 없고 급격한 하락만 막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돼 강하게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일본과 한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지만 개입이 나와 반등해도 매도기회로 활용될 것"이라며 "오후는 1,171.50원의 지지여부가 쉽지 않을 것 같고 1,170∼1,178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물량 부담과 함께 박승 총재 발언으로 매수하던 역외세력이 매도로 돌아섰다"며 "골드만 삭스 등에서 실수 위주로 물량을 던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국의 직개입도 보이지 않고 국책은행도 매수세가 강하지 않다"며 "오후에는 달러/엔이 개입이 없으면 115엔대로 진입하고 달러/원은 1,170원을 테스트, 1,169∼1,174원이 거래범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보다 1.10원 낮은 1,175.50원에 개장가를 형성한 환율은 이내 1,176.50원으로 낙폭을 축소했으나 9시 44분경 1,174.00원까지 흘러내렸다.
이후 저가 매수세로 환율은 10시 14분경 1,176.30원까지 되올랐으나 매물벽을 만나 되밀리다가 오전장 막판 급락세를 연출, 11시 59분경 전 저점인 1,171.50원까지 다다른 뒤 오전장을 마쳤다.
전날 뉴욕에서 115.66엔까지 밀렸다가 반등, 116.37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도쿄에서 하락세를 보이며 낮 12시 7분 현재 116.19엔을 기록중이다.
달러화 약세가 거듭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엔은 일본 경제관료들의 잇단 구두개입과 이날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의회 발언에 따른 뉴욕 증시 반등 가능성이 116엔 밑으로의 하락을 제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10원 밑으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90억원, 26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주식순매도에 나서고 있으나 환율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