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7일자) '1달러 1유로' 시대의 외환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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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가 달러에 대해 1유로=1달러의 등가(等價)를 회복하는 등 최근의 국제 외환시장 동향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원화와 엔화 등 다른 통화들도 올들어 4개월 이상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로화는 연이은 강세 끝에 지난 99년1월 출범 당시의 시세를 회복하고 있다는 면에서 또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유로화는 유럽 공동통화로 출범한지 1년여 만인 2000년2월 1유로=1달러가 무너진 이후 지속적인 약세를 보여왔으나 이해 10월께 0.82달러에서 바닥을 형성한 다음 꾸준히 시세를 회복해왔고 최근 상승기간 동안 만도 20% 가까이 크게 오르고 있다.
물론 유로화의 이같은 강세는 독일 프랑스 등 유로랜드 내부의 요인보다는 미국 증시의 침체 등 외부 요인, 즉 달러 약세에 따라 반사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통화와는 달리 달러에 맞먹는 기축통화로 부상할 수 있다는 면에서 유로화 강세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당장 영국 등 비유로국들의 유로화 편입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고 그리 되면 세계경제의 세력지도가 다시 그려져야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도 크다.
달러의 침몰 등 국제 통화가치의 재편이 우리경제에 주는 영향을 계량하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쉽지 않다.
국제자본 흐름은 분명 미국을 벗어나 유로랜드와 아시아권으로 이동한다고 하겠지만 강대국 통화가치의 급변이 국제무역 질서를 고도의 긴장상태로 몰고갈 가능성이 크다면 이는 여간 걱정스런 일이 아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더욱 그렇다.
회계부정 등 미국 경제계의 혼란이 언제 마무리될지 모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 약세는 의외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우리로서는 달러에 80%,엔화에 10%를 의존하고 있는 외환포트폴리오를 새로운 통화질서에 걸맞도록 다변화하고 우리경제가 새로운 통화질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환율 진폭을 최소화하는 등 적절한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