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 순환도로의 북한산 관통노선 공사 중단 및 우회노선 채택을 요구해온 불교계·환경단체와 공사 계속을 주장해온 도로공사·시공사 간의 갈등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관통노선 일부 구간에 대한 법원의 공사중지 가처분 결정이 계기가 됐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공사가 중지되는 곳은 사패산 터널구간(4㎞) 중 회룡사 땅을 지나는 2백? 및 이 터널의 동쪽 입구와 연결되는 교량구간 중 홍법사 위를 지나는 40? 구간.조계종은 이번 결정으로 북한산 관통노선이 법적인 정당성을 잃었다며 정부와 시공사인 서울고속도로 주식회사에 우회노선 채택을 촉구했다.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도로 저지 시민·종교연대'도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북한산 국립공원 구간뿐만 아니라 수락산 불암산 지역의 관통노선 공사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도로공사와 시공사측은 공사중지 결정이 내려진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즉각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터널 및 교량구간에 대해서도 보상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토지 수용 등을 통해 공사를 강행하기로 했으며 우회노선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북한산 관통도로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수경 스님 등이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사패산 터널 입구는 '강제 철거설'이 나돌면서 긴장에 휩싸여 있다. 한편 불교계는 18일 서울역 광장-여의도-조계사에 이르는 구간에서 스님과 신도 등 5백여명이 '삼보일배(三步一拜)' 항의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조계종은 최근 정대 총무원장 명의로 정부에 공문을 보내 연말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공사재개 여부의 결정을 차기 정부로 넘기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여야 대선주자들로부터도 대안 노선이 필요하다는 언질을 받아내는 등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