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끝나면 값 오른다? .. 용강시범 '입소문'에 4~5천만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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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된 서울 마포구 용강시범아파트의 매매가격이 크게 치솟아 시행사인 대한주택공사와 시공사인 대림산업측이 당혹해하고 있다.
당초 노후아파트의 생활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리모델링 취지와 맞지 않은데다 공사가 끝난후 가격상승분 만큼의 실제가치가 형성될지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6천만∼8천만원선에 거래되던 용강시범아파트 18평 매매가격은 최근 1억1천만∼1억2천만원선까지 뛰었다.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입소문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더욱이 최근들어 전체 9개동 가운데 아직 공사계획도 확정되지 않은 7개동 2백40가구중 70여가구의 매매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등 투기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주공 관계자는 "투자가치를 꼼꼼히 따져보지도 않고 용강시범아파트를 매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용강시범아파트 18평형의 리모델링 공사비는 4천7백만원선이다.
여기에다 이 아파트는 대지지분이 없기 때문에 마포구청은 국공유지 등으로 분류돼 있는 대지를 입주자가 매입하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땅값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지만 평당 3백30만원선이다.
18평형의 경우 3천만원 정도의 대지매입비를 예상해야 한다.
또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취득세와 등록세도 내야 한다.
공사비와 부대비용을 모두 합하면 8천만원 가까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용강시범아파트 18평형을 1억1천만원에 매입했다면 2억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게다가 현재 시범적으로 2개동만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됐을 뿐이고 나머지 동은 리모델링 공사가 확정되지 않았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탓할 수는 없지만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면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 창전동 서강시범아파트의 경우 시공사 선정 이후 매매가격이 오르자 입주자들이 공사동의를 미뤄 리모델링 공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