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방재정 확충을 이유로 국세 일부를 넘겨 달라고 정부에 요구키로 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맞서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방세 항목에 '지방 소비세' 신설을 통해 부가가치세 10%, 세원 조정으로 양도소득세 전액을 각각 시 세입으로 끌어오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서울시는 이 방안이 수용될 경우 연간 1조원 이상 세입이 늘어 지방재정이 확충될 것으로 판단,재경부 등 정부 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서강석 세무행정과장은 "기업은 영업 과정에서 지자체가 제공하는 공공재를 이용할 뿐 아니라 교통·환경 분야에서 각종 비용을 유발하는 만큼 부가세 일부를 지자체 몫으로 돌리는 게 맞다"며 "양도소득세도 취득세처럼 지방세 성격이 강해 지방세로 변경하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재경부는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재경부 노형철 조세정책과장은 "부가세는 세원이 일부 대도시에 편중돼 지자체에 넘겨줄 경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부가세의 경우 공장이 분산돼 있더라도 본사가 일괄 납부하고 있어 지자체간 배분 비율을 정하기도 힘들다"고 반박했다. 노 과장은 "양도소득세도 특정인의 재산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서울시 주장을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기획예산처도 정부 예산 감소를 이유로 서울시 건의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서울시는 지난 98년께부터 전국 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지방 소비세' 신설을 정부에 건의해 왔으나 양도소득세까지 이양하라고 주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