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종합] 이틀만에 20개월 최저 경신, "1,160원대 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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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20개월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날 사흘만에 반등했던 흐름은 달러/엔 환율 하락을 반영, 다시 방향을 돌렸다.
미국 달러화가 기업 회계부정 의혹과 주가 하락 우려 등으로 약세 흐름을 떨치지 못한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115엔대로 떨어졌다. 단기바닥 인식이 강했던 115엔대를 재차 시도, 추가 하락에 대한 전망이 강해졌다.
업체 네고물량은 전날에 이어 꾸준히 공급됐으며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부재, 수급불균형이 지속됐다.
정부의 구두개입에 이어 대통령의 환율 안정 의지가 피력되기도 했으며 일부 국책은행의 매수세 등이 하락을 제한, 1,170원대를 힘겹게 사수했다.
달러화 약세 흐름의 지속과 공급우위의 장세가 연장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다음주 1,160원대로 주무대를 이동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20원 내린 1,170.60원에 한 주를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0년 11월 21일 1,167.50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최저치였던 지난 16일의 1,171.80원을 2거래일만에 깨뜨린 셈.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174.00원, 저점은 1,170.00원으로 하루 환율변동폭은 4.00원을 기록했다.
◆ 1,160원대 진입 초읽기 = 달러 약세, 공급우위 등 대내외적으로 환율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 절대 우세하다.
1,170원대를 방어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도 속도조절외에 추세 전환까지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추가 하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1,160원대가 가시권으로 들어섰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달러/엔 상승을 기대하고 달러매수초과(롱)을 잡았던 세력들이 달러/엔의 반락으로 개장초부터 달러되팔기(롱스탑)에 나섰다"며 "일부 국책은행 등의 1,170원 지지의지와 네고물량과 달러/엔을 감안해 빠져야 한다고 본 세력간의 접전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량부담으로 인해 환율이 다시 원점을 찾아간 흐름이며 정부에서 1,170원을 3번정도 방어했으나 향후 1,150원까지 바라보는 그림이 될 것"이라며 "다음주 달러 약세 기조 등을 감안하면 1,170원을 중심으로 위아래 5원 범위가 주무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재경부에 이어 대통령까지 구두개입에 나서 정부의 환율 방어의지가 1,170원을 지켰고 이마저 없었으면 1,160원대로 많이 빠졌을 것"이라며 "네고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나오고 있으나 달러매수세가 없어 수급불균형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음주는 어쩔 수 없이 레인지를 내려서 봐야 할 것 같다"며 "달러/엔이 117엔대로 반등이 어려움을 확인했고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면 1,162∼1,175원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 달러/엔 115엔대 재진입 = 미국 AOL타임워너의 분식회계 의혹과 주가 하락 등이 달러화의 기를 살리지 못한 채 약세 기조를 지속하게끔 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115엔대로 유로화는 한때 달러대비 1.0206달러까지 상승, 2년 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날 뉴욕에서 117엔대까지 올랐다가 116엔대로 반락한 달러/엔은 이날 115엔대까지 추가 하락했다.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추가 하락이 더디게 진행됐던 달러/엔은 뉴욕 증시에 대한 우려감이 유지되면서 116엔대 재회복이 좌절됐으며 오후 4시 53분 현재 115.92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엔 강세의 속도가 원화를 앞질러 100엔당 1,010원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80억원, 49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켰다. 나흘째 주식순매도를 이었으나 외환시장 수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80원 낮은 1,174.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서서히 흘러내리며 9시 48분경 1,171.90원까지 내려선 뒤 1,172원선을 한동안 배회했다.
이후 업체 네고, 달러/엔 낙폭 확대 등으로 환율은 11시 33분경 1,170.50원까지 내려선 뒤 재경부 구두개입 등으로 소폭 반등, 1,171.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171.2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171원선에서 등락하다가 달러/엔의 추가 하락 등으로 2시 59분경 1,170.0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지지선 구축으로 추가 하락이 저지된 환율은 달러/엔을 따라 3시 19분경 1,171.90원까지 되오른 뒤 1,170∼1,171원을 오가는 공방을 펼쳤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6,0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1,18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1억8,350만달러, 1억3,030만달러가 거래됐다. 22일 기준환율은 1,171.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