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분식회계 스캔들과 버뮤다행 러시는 최근 몇달동안 미국경제의 최대 이슈였다. "분식회계 시리즈"의 신호탄이었던 거대 에너지기업인 엔론은 파산이란 비운을 맞았고 엔론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아더 앤더슨은 "빅5"에서 퇴출됐다. 부정회계스캔들은 월드콤 제록스 AOL 등 미국기업은 물론 비방디(프랑스) 오릭스 소니(일본)등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내 수많은 기업들은 법인세를 내지않기 위해 카리브해에 있는 영국령 "버뮤다"로 서류상의 본점을 옮기고 있다.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수많은 처방책이 제시돼왔다. 하지만 이를 단칼에 풀수 있는 묘책은 역시 "법인세폐지"다.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은 한때 "법인세가 별로 좋지않은 세금"이란 이유로 폐지를 주장했었다. 하지만 겁많은 백악관의 동료들이 "복지"란 이름을 내세워 서둘러 이를 철회시켰다. 당시 오닐의 생각은 분명 옳았다. 법인세가 폐지돼야 하는 원리는 너무 간단한다. 궁극적으로 세금을 내는 주체는 사람이어야 한다. 법인은 분명 사람이 아니다. 기업은 법인세로 치르는 비용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재투자해야 한다. 법인세가 폐지될 경우 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미국은 연간 2천억달러를 법인세로 거둬들이지만 전체 연방세수의 10%에도 못미친다. 합리적 세제개혁을 통해 얼마든지 법인세폐지에 따른 손실을 보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잇달아 터지고 있는 회계부정 스캔들의 근본적 원인도 법인세에 있다. 회계법인들이 맘만먹으면 "눈감아주기"로 법인세를 30%까지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얘기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엄청난 수수료"를 치르고,회계법인은 기업측의 "매출.순익 부풀리기"를 알면서도 적당히 지나가는 "묵시적 암거래"가 성행해왔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자신들에게 수익을 안겨줄 보상,즉 매출이나 순익증가를 원하고 이는 기업에 큰 부담을 주고있다. 이로 인해 늘어나는 법인세가 경영자로 하여금 "회계 곁눈질"을 하게 만드는 요인을 제공하는 셈이다. 법인세 폐지의 효과는 생각보다 엄청나다. 우선 기업의 효율성 및 경쟁력이 높아진다. 세금회피처를 찾아 줄행랑을 치는 기업들도 급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식회계 유혹자체가 근본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