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증시의 급락 여파로 주가가 720대로 주저앉았지만 6월말과 같은 기관의 대규모 로스컷(손절매) 물량 출회로 주가가 추가급락할 가능성은 작을 전망이다. 22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투신사들은 지난 6월말 대부분의 로스컷 물량을 정리한 상태인데다 핵심 종목에 대해서는 로스컷 규정에 걸리더라도 내부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팀과 협의해 유예시킬 방침이다. 이날 주가가 30포인트 이상 떨어졌지만 투신권의 순매도 물량은 89억원에 그쳤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지난 6월말 로스컷 물량이 상당히 정리된 상태여서 추가로 로스컷을 단행할 종목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장 본부장은 "또 지수 700대 근처라면 가격메리트도 느낄 수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전략종목에 대해서는 내부 규정을 유예해 로스컷 없이 계속 보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신운용 황승규 운용전략실장도 "투신사들은 이미 로스컷의 부작용을 경험했고 로스컷을 했다가 저가매수하기에도 위험이 따르기는 마찬가지여서 로스컷에 걸리더라도 유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로스컷에 앞장섰던 투자자문사들은 이미 주식을 대부분 정리해 놓은 상태다. 코스모투자자문 김정기 이사는 "계약상 주식편입비율을 일정비율 이상 유지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주식을 거의 처분한 상태여서 추가 로스컷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스톱로스(펀드의 기준가가 일정비율 이상 떨어지면 펀드 자체를 환매하는 조치)를 실행하는 일부 법인 및 연기금 쪽에서도 펀드스톱로스를 유예해 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민연금 장길훈 아웃소싱팀장은 "주가가 많이 빠졌지만 아직 펀드스톱로스에 걸린 펀드는 없다"며 "개별 종목별로 로스컷에 걸릴 수도 있지만 15∼20개 종목의 로스컷이 발생했던 6월말에 비해서는 극소수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스컷에 대한 우려는 한결 덜었지만 그렇다고 투신권이 적극적인 저가 매수를 노리기에는 뚜렷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데다 신규 자금 유입도 정체상태여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투신사들은 일단 미국시장의 움직임을 추세적으로 확인할 때까지는 현 보유수준을 유지하면서 장세를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