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의 주가 폭락과 회계 부정 등 미국발(發) 악재로 촉발된 '원고(高) 충격'이 국내 실물경제에 직접 타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경공업제품을 중심으로 제조업체들이 수출계약을 잇달아 포기하는 등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18,19일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5개 지역의 중소 수출기업 49개사를 대상으로 현장 방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업체의 53%가 올해 사업집행을 위한 기준환율을 달러당 평균 1천2백원 안팎으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들 업체는 올 초 사업계획을 짤 때 원.달러 환율을 평균 1천2백59원으로 예상했다. 특히 일부 업체는 하반기중 평균 환율을 달러당 1천1백50원 안팎으로 내다보고 비상 경영계획을 수립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환율수준(달러당 1천1백80원)에서의 수출 경쟁력과 관련, 조사 대상기업의 85% 가량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이미 "적자 수출을 하고 있다"는 업체도 19.1%에 달했다. 대기업의 경우 달러당 1천1백원, 중소기업들은 1천2백원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어 조만간 수출 포기 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로 인해 올해 수출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는 업체는 6.8%에 불과한 반면 당초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는 업체는 무려 54.6%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