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주력 산업인 항만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경영에 본격 나섰다. 이들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중이다. 그동안 기업 활동이 대형 항만운영 업체와 조선소 지원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해 부가가치를 높이자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제일 먼저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오른 곳은 항만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 항만물류 소프트웨어제작업체인 토탈소프트뱅크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졌다는게 관련업계 평가다. 이 분야 시장 점유율은 세계 3위다. 지역업체로서 해외시장을 뚫기가 힘들긴 했지만 항해경력과 정보통신기술을 접목시킨 최장림 사장과 풍부한 경영능력을 갖춘 최장수 회장이 힘을 합쳐 세계기업으로 도약시켰다. 이에스텍도 디지털레이더, 항로표지 원격시스템 및 제어시스템, 전자해도시스템을 개발해 국내판매에 이어 해외시장 공략을 준비중이다. 선박 자동식별장치도 시제품 개발을 마치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상품들은 다국적기업과 기술제휴를 통해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우고 사업성을 검토중이다. 2000년 18억원이었던 매출을 지난해 50억원으로 끌어올린데 이어 올해엔 7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 김응규 사장은 "항만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동집약에서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며 "항만과 전자통신산업과의 접목이 고효율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체들의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 솔루션 전문개발업체인 아시미르 디지털도 생산최적시스템을 개발, 다음달말 '한진중공업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연내 협의중인 경남 충무시 신아조선 등 4곳과 수주계약이 끝나면 내년부터 중국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오인식 이사는 "지난해 3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5억원 가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선박의 통신 어로 항해장비 생산업체인 사라콤과 삼영이엔씨는 해외시장 공략 등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라콤은 해상장비 수출에 본격 나서 지난해 1백21억원이었던 매출을 1백50억원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중국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삼영이엔씨는 러시아 중국에서 인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 다각화로 지난해 2백3억원이던 매출을 2백4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조선기자재 업체들도 세계 최고의 제품을 내세워 수출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선박의 상부구조물 전문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오리엔탈정공은 고객제일주의 기업을 모토로 일본과 중국 시장 등을 타진중이다. 선박용 조타기 전문생산업체인 유원산업도 회전식 조타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 중국과 일본 시장에 내다팔 계획이다. 가격이 외국제품보다 40%이상 싼데다 성능도 뛰어나 해외시장 공략때 유리하다고 이 회사 권정호 사장은 말했다. 박남규 동명정보대 교수는 "20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산업은 반도체나 자동차산업이 아니라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항만물류산업"이라며 "기업들은 고부가가치가 가능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