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시즌이다. 휴가기간중 하루 정도 짬을 내 온 가족이 전시장을 방문해 미술을 감상하는 것도 '알찬 휴가 보내기'의 한 방법이다.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의 '상상속의 놀이'전(24∼9월1일)을 비롯해 신문로 성곡미술관의 '미술의 시작'전(9월1일까지),안국동 갤러리사비나의 '개 전(The dog)'(8월31일까지) 등은 휴가시즌을 겨냥해 준비한 이색 기획전이다. ◆상상속의 놀이전=어린이 특별기획전으로 미술과 학습 놀이를 연관시켜 다양한 학습효과와 재미를 주는 전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직접 작품을 만지고 그려 넣고 체험함으로써 '미술은 즐겁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인사아트센터 전관 4백40여평을 어린이에게 친숙한 캐릭터 천국,즐거운 공부방,상상 동물원,사이버나라,와글와글 놀이나라 등으로 꾸몄다. 작가가 만든 연필로 글씨를 쓰면 10분 후 글씨가 사라지는가 하면 작품을 만지면 화면 이미지가 다양하게 변하기도 한다. 특별 이벤트로 작가와 함께 인사동 거리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김태중 최소연 김정민 양승수 양만기 등 20여명의 작가가 50여 작품을 출품했다. (02)736-1020 ◆미술의 시작전=성곡미술관이 1999년부터 미술과 교육을 연계해 매년 여름방학 기간동안 개최하는 전시.미술품이 제작되는 구상단계에서 완성단계까지 두루 보여주는 '열린 미술교육'이다. 작품 제작과 감상의 이해폭을 넓혀주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추상과 구상,한국화와 서양화,사진과 설치 등 경계를 넘어선 현대미술의 다양한 세계를 소개한다. 출품 작가는 문경원(드로잉),박지숙 신경희 유병훈 유현미 정규리 황인기(서양화·설치),이소미(비디오),정종미(한국화),하동철(탁본과 판화),황선구(사진) 등이다. 작가와의 대화 및 작품제작 시연회는 매주 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열린다. (02)737-7650 ◆개 전=국내 처음으로 개와 함께 전시를 볼 수 있는 이색전.개에 관한 작가들의 톡톡 튀는 발상이 돋보인다. 강경구 공성훈 김식 최석운 이흥덕 권여현 황주리 등 잘 알려진 작가 31명이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이중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네 발 달린 친구'인 개를 통해 인간문명을 투영해 보려는 시도도 있고 보신탕을 즐기는 이들에게 자극을 주려는 의도도 담겼다. 김식의 '정치 싸움꾼'은 정치인의 행태를 투견으로 풍자하고 최석운의 '복날'은 개고기를 즐기는 인간의 야만성을 우화적으로 보여준다. (02)736-4371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