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슨의 인수제안서 마감일이 연기된 가운데 일진그룹이 인수의사를 표시했다. 또 KTB네트워크를 비롯한 몇몇 구조조정전문회사(CRC)들과 해외기업들이 인수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등 법정관리기업 메디슨이 새 주인을 찾는 과정이 한층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22일 메디슨과 CRC 업계에 따르면 일진그룹과 연결되는 CRC를 비롯해 10여개 업체(또는 예비 컨소시엄)들이 영화회계법인이 작성한 메디슨 정보자료를 요청했다. 초음파진단기 분야의 메이저회사인 GE 필립스 지멘스도 인수 제안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했다. 이같이 의사표명 업체들이 많아지자 메디슨은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제안서 마감일을 지난 19일에서 29일로 일단 연기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KTB네트워크가 메디슨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일진그룹에 참여를 요청했다. KTB네트워크의 CRC팀은 일진그룹이 인수자금의 절반을 부담하고 1∼2개 투자회사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일진에 제의했다. 이에 대해 일진그룹 관계자는 "KTB네트워크 외에 필립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다른 CRC들이 녹십자 유한양행 등 제약회사에 컨소시엄 구성을 제의함으로써 CRC 움직임이 메디슨 인수의 큰 변수로 부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CRC들이 장기 투자 의사가 있는 파트너를 컨소시엄에 참여시키기 위해 뛰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슨의 상장 폐지로 투자금의 조기 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메디슨은 29일 입찰제안서를 마감하고 내달 20일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컨소시엄 참여기업 윤곽이 드러나면 인수가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디슨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때 회계법인이 산정한 메디슨의 청산가치는 1천2백억원 정도였다. 메디슨과 법원은 인수가가 이 청산가치 수준은 돼야 한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CRC들은 가치있는 유형자산이 많지 않으며 미수금 1천억원을 포함해 3천억원 이상 되는 유동자산 평가에서 변수가 있어 인수가가 낮아질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자산 실사가 끝나 봐야 입찰가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나름대로 8백50억원에서 1천3백억원 사이의 입찰가를 감안해 출자회사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성태·문혜정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