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사람을 드러내 듯,때론 포장이 제품을 고스란히 말해 준다. LG생활건강의 "오휘 피토라피"는 이런 점에서 우수한 디자인의 전형으로 평가받을만하다. "오휘 피토라피"는 20대 전용 프리미엄 화장품. 순식물성 성분이 피부를 치료한다는 개념으로 만들어졌다. 제품명은 식물 추출성분을 의미하는 피토(Phyto)와 치료요법을 뜻하는 테라피(Therapy)의 합성어. 허브,포도씨,단삼,부활초등 동.서양에서 피부에 좋다고 알려진 식물성분을 원산지에서 수확해 주재료로 썼다. 제품성격에 맞춰 디자인팀은 "식물성"과 "피부치료"라는 제품의 컨셉트를 포장과 제품용기에 담는데 주력했다. 용기에서 동.서양을 두루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골몰하던 디자인팀은 대나무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찾았다. LG생활건강 디자인연구소 유영복 과장은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은 대나무 마디를 보고 용기 이미지를 떠올렸다"고 밝힌다. 지조를 갖춘 대나무처럼 신뢰감과 안정감을 줄수 있도록 기본 형태를 고안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각고의 노력끝에 디자인이 뛰어난 수입 화장품과 견주어도 조금도 뒤지지 않는 세련된 용기가 탄생했다. "자연"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용기 컬러는 진한 녹색 계통을 골랐다. 녹색이 시각적으로 가장 편안하면서도 싱그러운 자연미가 물씬 풍기는 색깔이라는 이유에서다. 용기소재 역시 식물 추출물이 피부에 생명력을 부여한다는 의미에서 성분 파괴를 최소화하는 컬러코팅 용기를 썼다.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무광코팅으로 고급스러운 느낌도 살렸다. 짙은 녹색 컬러는 감촉이 부드러운 무광코팅에 실려 한결 차분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용기를 본 상당수 소비자들은 "식물"이나 "한방"에 관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자인팀의 의도가 잘 전달된 셈. 향도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쌓을 수 있도록 주의깊게 선택됐다. 순하고 부드러운 향이 자연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눈으로 보고 뚜껑을 열어 향기를 맞는 동안 제품이 지향하는 이미지가 확실하게 각인되는 것. 독특한 심벌마크는 브랜드를 확실히 알리는 한편 고급스런 이미지를 주도록 고안됐다. "피토 사이언스"(Phyto science:식물과학)이라는 문구는 과학적인 제품이라는 느낌을 준다. 포장도 감촉이 부드러운 재생지 크라프트팩을 이용해 친근감을 더했다. LG측은 "고급스런 화장품을 선호하는 젊은층이 외관에 호감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을 집중 공략해 백화점 시장의 대표적인 20대전용 브랜드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