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나 골프나 기본기가 제일 중요합니다." 미국LPGA 투어프로골퍼 박지은(23)의 아버지인 박수남 삼호물산 사장(55)은 한 때 골드CC 클럽챔피언까지 지낸 '싱글 골퍼'였다. 서울 압구정동에 대형 갈비집 '삼원가든'을 낸 이듬해인 1982년에 골프에 입문한 박 사장은 1년이 안돼 '싱글'에 입문했다. "골프 레슨을 착실히 받으면서 기본기를 충실히 쌓았습니다.성격 자체가 대충대충 넘어가는 것을 싫어해 처음부터 철저히 배웠지요." 박 사장의 베스트스코어는 레귤러티에서는 4언더파,백티에서는 3언더파로 아마추어의 '경지'를 넘어섰다. 그는 딸처럼 장타자였다. 당시 서울 뚝섬골프연습장의 그물망을 넘기면 3백야드 정도 됐는데 이를 넘기는 두 사람중 한 명이었다. "취미로 사이클을 오래 하다 보니 하체가 남들보다 강합니다.그리고 장타를 내려면 몸의 순발력이 좋아야 하는데 이도 타고난 듯합니다." 그가 말하는 장타의 비결이다. 박 사장이 그토록 좋아하던 골프를 그만둔 것은 딸 뒷바라지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때 지은이가 골프 치는 것을 처음 봤는데 깜짝 놀랐죠.거리가 나고 방향도 좋은게 소질이 있더라구요.그 후 본격적으로 프로에게 맡겨 레슨을 시켰지요.미국으로 건너가 승승장구하던 지은이를 계속 따라다니다 보니 직접 라운드 할 기회가 별로 없더라구요." 박 사장은 그래도 최근 제주도에서 지인들과 오랜만에 골프채를 잡고 두 차례 라운드했는데 81타와 86타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요즘은 딸도 미국에서 혼자 투어생활에 적응해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올해 초 인수한 삼호물산 경영으로 다시 골프채 잡는 것을 미뤘다. "법정관리를 10년이나 받던 회사를 정상화시키는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가 정상화되면 다시 본격적으로 골프채를 잡을 겁니다." 박 사장은 골프에서 배운 경험이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골프는 기본기가 탄탄하지 못하면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또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플레이하는 만큼 정직해야 합니다.회사 운영도 기본적으로 투명하고 정직하게 해야 합니다." 골프에 입문해 아마추어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클럽챔피언을 지낸 박 사장은 딸에 이어 회사까지 챔피언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글=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