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기능을 인정받은 이른바 '프리미엄 계란'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계란 가격이 폭락해 축산농가들이 원가도 건지기 힘든 상황임에도 일부 프리미엄 계란은 값이 비싸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아크네스제로 헬피제로 SS란 알짜란 우등생란 등 독특한 이름이 붙은 프리미엄 계란은 시중에서 통상 개당 1백50~5백원선에 팔린다. 일반 계란(80∼1백원)에 비하면 1.5∼6배 가량 비싼 편이다. 그런데도 갈수록 인기가 높아져 대형 유통점에서는 계란 판매금액에서 프리미엄란이 점하는 비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대표적 '황금알'로는 여드름 치료용 마사지 계란인 아크네스제로(에그바이오텍)가 꼽힌다. 이미 특허 출원된 이 계란은 단가가 5천원에 달한다. 최근 농수산TV가 이 계란을 21% 할인,15개들이 한 세트를 5만9천원에 내놓았는데 7천여만원어치가 2시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구매고객은 10∼20대 여성이 대부분이었다. 중장년 남성들이 많이 찾는 계란도 있다. 헬리코박터균 대장균 식중독균 등 4가지 병원균에 대한 항체가 들어있는 헬피제로(개당 5백원)는 장기 복용하면 위장이 튼튼해진다고 알려져 소화기 질환을 앓는 남성들에게 인기다. 일주일에 1세트(6개)씩 배달해 먹는 정규회원만 현재 4천여명에 달한다는 것이 생산업체인 에그바이오텍측 설명이다. '슈퍼 스태미나'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SS란(1천7백60원)도 남성들이 즐겨찾는다. 이 계란은 정력강화,치매예방,심장기능강화 등에 좋다는 카르니틴 성분이 일반란보다 2배나 들어 있다고 알려졌다. 이밖에 목초액과 비타민E 성분이 함유돼 성인병을 예방해준다는 새벽란(1천4백50원)과 비타민A,셀레늄이 들어 있어 두뇌 활성을 돕는 알짜란(1천7백80원)도 인기품목에 속한다. 요오드가 함유돼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효과가 있다는 우등생란(1천6백80원)도 단골고객이 많다. 병아리가 될 수도 있는 방사유정란(2천6백80원)이나 계란은 아니지만 4천6백20원짜리(10개) 오리알도 심심찮게 나간다고. 그러나 프리미엄란에도 명암이 있다. 2,3년 전부터 시작된 '브랜드 계란' 열풍으로 최근 종류가 2백여개까지 난립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이 가운데 이름이 알려진 것은 15∼20종이며 이들이 총 판매금액의 80%를 차지한다. 농협하나로클럽 김상근 바이어는 "프리미엄란 판매가 늘고는 있지만 품질이 검증된 계란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며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도록 공인기관이 체계적으로 품질을 검사해 인증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