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정수 <대한제약협회장>.."약값인하 정책 신약연구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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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의 약값로비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6일 이태복 김원길 전 복지부 장관과 이경호 전 차관,김정수 한국제약협회장,심한섭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부회장 등 6명을 대상으로 진상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1백93개 국내 제약회사와 33개 다국적제약사가 가입된 제약협회를 2년째 이끌고 있는 김정수 회장을 23일 만나봤다.
-최근 미국 정부와 다국적 제약사들이 정부에 보험약가 인하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철회를 요구해온 사실이 일부 드러났다.
이번 파문으로 정부가 보험약가 인하를 다시 강력히 추진하지 않을까 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무리한 약가인하 정책은 제약회사의 이익구조를 약화시켜 결국 제약산업의 성장기조를 무너뜨릴 수 있다.
실거래가격제 도입 이후 품질로 승부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신약연구개발 경쟁에 열기가 붙은 마당에 이같은 조치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약가 인하 조치가 부당하다는 것인가.
"국내 30대 제약회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비율은 지난 99년 4.9%에서 지난해 5.89%로 높아졌다.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 향후 5년 내에 매출액의 10% 이상을 투자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연구개발 의욕에 찬물을 끼얹는 무리한 약가 인하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복지부는 약가 인하가 보험재정 적자를 줄이는 지름길이라는 입장인데.
"약가 인하가 꼭 보험재정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억지로 약값을 내릴 경우 덤핑판매가 극성을 부리게 된다.
이로 인해 약가가 계속 인하되면 시장에서 저가약이 퇴출되며 이 자리를 같은 성분의 고가약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험지출은 오히려 증가할수 있다."
-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생명공학의 꽃인 제약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 왔다.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들까지 BT(바이오기술)분야에서 1등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부의 연구개발비 중 IT(정보기술)분야 투자비율은 1.8%였으나 BT는 25.9%에 달했다.
영국 정부의 BT 투자비율도 12.6%로 1.7%에 그친 IT보다 훨씬 높았다.
일본도 IT에 4.3%를,BT에는 10%를 투자하고 있다.
개발도상국들까지 국방비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서 제약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정부도 제약인들의 경영의욕을 진작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국내 제약회사가 다국적 제약사와 맞서려면 상위업체간 인수합병이 절실하다.
리딩제약사를 키우기위한 복안은.
"협회는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제약기업간 컨소시엄 구성과 대규모 합동연구를 유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국내 제약회사가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전문화와 특화를 추진하도록 힘쓰고 있다.
나아가 바이오벤처기업이나 다국적 제약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경쟁력을 높이도록 돕고 있다.
유럽 생명공학의 중심인 스코틀랜드를 비롯해 바이오분야 선진국 기업과의 기술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국내 제약회사가 신약 개발이나 오리지널 의약품 생산 등에서 다국적제약사와 공존공영할 수 있는 방안은.
"21세기는 네트워크의 시대다.
윈윈(Win-Win) 전략이 요구된다.
공정한 경쟁풍토를 조성해 더불어 함께 발전하기 위한 경영이 필요하다.
다국적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는 물론 경쟁기업간에도 과감히 동맹전략을 맺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
기업간 제휴와 교류,M&A,신약개발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 등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겠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