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가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업체들의 '베끼기' 관행에 대해 정면대응에 나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전자레인지 중국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거란스(格蘭仕)사에 자사 기술을 도용한데 대해 경고장을 발송했다. 거란스는 세계 4위권의 전자레인지 생산업체로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 가전업체다. 지난해 1백80만대에 이어 올해 3백만대로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등 공격경영으로 세계 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전자레인지에 사용되는 센서기술을 거란스사가 무단 도용한 단서를 확보, 민사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또 중국 가전업체 S사가 '휘센' 스탠드형 에어컨의 기술과 디자인을 모방한 제품을 출시중인 사실을 적발, 경고장 발송과 함께 법적 절차를 밟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LG는 S사의 제품을 구입, 분석한 결과 전면 디스플레이로 처리한 디자인을 모방하고 3면 입체 냉각방식 등 기술적 부분도 도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중국 유명 전자업체에 대해 제재방안을 강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유사 도용사례를 막기 위한 상징적 조치"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중국산 모조품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휴대폰 '애니콜'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중국업체가 삼성전자 브랜드로 휴대폰 배터리를 제작, 유럽시장에 수출까지 하는 사례가 적발됐다. 해외시장에 수출하지 않고 있는 데스크톱 PC도 삼성로고가 붙여진 채 현지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미 자체 생산을 중단한 선풍기 가습기 무선전화기 등도 삼성 브랜드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삼성측은 파악하고 있다. 삼성 중국본사 관계자는 "핸드폰 액세서리와 키보드 마우스 등과 같은 주변기기에도 삼성 브랜드가 부착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측은 이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전문컨설팅업체를 선정, 시장조사 및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