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24일 이달 들어 2번째 한국인 사업가 피살 사건이 발생, 교포 사회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지난 24일 여장을 한 괴한들이 한국인 사업가 유춘근(51)씨 사무실에 난입, 총기를 난사해 유 씨와 부인 박금영(40)씨가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또 유씨 부부와 함께 일하던 고려인 직원 리 발레바(64)씨도 총격을 받고 숨졌으며, 현지 여종업원 2명도 가슴 등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명은 중태라고 경찰은 말했다. 1998년 이후 비슈케크에 거주해온 유씨 부부는 한때 요식업에 종사하기도 했으나, 2000년 이후에는 현지 여성들을 한국에 무용수로 취직시키는 사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괴한들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마자 금고 열쇠를 요구했다는 생존자 증언에 따라 단순 강도 사건일 수도 있지만, 유씨가 무희 송출업을 해온 점에 비춰 계약불이행을 둘러싼 원한 관계에 의한 살인 사건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펴고 있다. 부상한 직원 중 1명은 총탄만 제거하면 곧 회복될 것으로 보여 경찰은 이 목격자 진술에 수사를 의지하고 있다. 비슈케크에서는 앞서 지난 7일에도 한국산 원사 도매업을 하던 박용복(46)씨가시내 아파트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채로 발견되는 등 이달 들어 2번째 교포 피살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중국 외교관과 운전기사 등 2명이 시내에서 승용차를 타고가던중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숨지는 등 최근 외국인을 상대로 한 청부 살인으로 보이는 사건이 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을 관장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주재 한국 대사관은 현지에 직원을급파해 키르기스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교민 보호 대책을 한층 강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