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유찰된 뉴코아 매각을 놓고 뒷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삼성물산과 관련한 뒷공론이 주목을 끈다.


매각 당사자인 뉴코아측은 입찰기간 내내 삼성물산이 입찰에 참여했다고 주장해왔지만 삼성측은 "입찰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해왔기 때문이다.


얘기는 지난 5월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코아측은 최초 입찰제안서를 받고 6개 컨소시엄 가운데 삼성물산이 들어있다고 밝혔고,삼성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영문 모를 '삼성 미스테리'의 전말은 곧 드러났다.


입찰에 참여했던 A라는 회사가 삼성물산의 확답도 없이 컨소시엄 회원사 명단에 이름을 집어넣었던 것.


A사는 제안서를 넣은 뒤 삼성물산측과 협의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은 명의를 도용당했다며 항의했고 A사는 입찰에서 탈락했다.


삼성은 A사를 명의도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결국 삼성은 컨소시엄 명단에는 있었지만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1차 결론이 난 것이다.


삼성물산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 것은 지난 주에 있었던 최종입찰때다.


단독 응찰했던 KTB네트워크 컨소시엄에 삼성물산의 명단이 올라와 있었다는 게 뉴코아측 주장이다.


뉴코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분명히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측은 이번에도 입찰 참여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두 회사 간의 '진실게임'을 풀어낼 실마리는 역시 법원에서 나왔다.


법원측이 KTB컨소시엄에 대해 '회원사의 도장을 받지 못했다'며 서류보완을 요구했고 KTB는 응찰을 포기하고 말았다. KTB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은 회원사가 삼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입찰에 참여한 적이 없다'는 삼성측 주장도 맞고,'입찰에 참여했다'는 뉴코아측 주장도 틀린 것은 아닌 것으로 또 한번 결론난 셈이다.


왜 이런 일이 연거푸 일어났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삼성물산은 뉴코아 인수를 원했지만 그룹 구조조정본부측에서 제동을 거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졌던 것 아니겠느냐"는 게 입찰 관계자의 '해석'이지만,삼성측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김용준 경제부 정책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