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론스타 각축전 치열 .. 서울銀 내달말 매각 본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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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행의 주인찾기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인수후보자인 하나은행 론스타 JP모건등은 최종 인수제안서를 작성중이다.
전윤철 부총리도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최고경영자 포럼에서 "8월말까지는 서울은행 매각 본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국내 우량은행인 하나은행과 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중 한 곳이 서울은행의 새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또다른 예비인수후보자인 미국계 JP모건은 생각보다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예비인수후보자들이 7월말까지 최종 인수제안서를 내면 정부는 곧바로 우선협상대상자를 골라 본격적인 가격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인수가격 얼마일까
이번 인수전의 최대 관심포인트다.
실사결과 지난 3월말 현재 서울은행의 시장가치는 당초 예상보다 적은 6천억∼7천억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약1천5백억억원 규모의 부실(러시아 채권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수가격은 이를 기준으로 해서 정해질 전망이다.
지난 6월27일 인수의향서를 낼 당시 하나은행은 지분 51%를 인수한다는 조건아래 5천억원,론스타는 지분 1백% 매입조건으로 약1조2천억원을 인수가격으로 제시했다.
실사가 끝난 상태인데다 서로간 전략 수정으로 인해 최종 인수제안서에선 이 가격이 무의미해진다.
하나은행의 경우 그동안 한미 제일은행 등과의 합병협상이 실패로 돌아가 서울은행 인수를 대형화의 마지막 기회로 삼고 있는 분위기다.
때문에 최종인수제안서에선 하나은행이 가격을 상당히 높여 제시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하나은행은 합병후 합병비율 조정을 통해 인수대금중 일부를 하나은행 주식으로 정부에 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을 잔존법인으로 삼을 경우 누적결손(서울은행)에 따른 법인세 환급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딜레마에 빠져 있다.
론스타는 예비 인수제안서에서 카드를 너무 쉽사리 보인 것에 대해 후회하며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눈치다.
서울은행의 영업력이 회복되고 있어 인수만 하면 안정적인 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까지 넘어야할 산은 한두개가 아니다.
무엇보다 가격측면에서 하나은행을 앞질러야 하는데 하나은행의 강력한 도전으로 인해 여의치 않다.
게다가 정부 일각의 '투자펀드 기피' 현상도 극복해야할 난관 가운데 하나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두 인수후보간의 이같은 입장을 감안할 때 서울은행 인수가격이 1조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은행 직원반발과 여론도 변수
서울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서울은행 매각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은행 노조관계자는 "최근 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가 특정은행으로의 매각을 우선시한다고 말한 것으로 비춰 매각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은행 직원들의 대체적인 정서는 론스타에 매각되길 희망하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고용승계 측면에서 하나은행은 인수후 상당한 규모의 서울은행 직원을 감원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론스타는 일단 1백% 고용보장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는 여전히 하나은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털로부터 풋백옵션(사후 손실보전)등과 관련해 호된 경험을 당했기 때문에 정부내에선 외국계펀드에 대한 불신이 강하다.
론스타는 풋백옵션을 원하지 않고 은행경험도 있다며 이 점에 관해 정부관계자들을 상대로 프리젠테이션도 했지만 이같은 불신을 완전히 돌려세웠는지는 의문이다.
하나은행은 우량은행으로서 그동안 보람은행 충청은행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한 경험도 갖고 있다.
정부로선 론스타와 하나은행간 인수경쟁이 반갑긴 하지만 그만큼 인수자 선정에 대한 부담도 커지는 셈이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