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대표주 위주로 3천억원 이상의 매물을 쏟아내며 종합주가지수가 700선 밑으로 떨어졌다. 9일째 이어진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이날 증시일각에선 일부 해외펀드의 청산설이 나도는 등 투자심리를 극도로 악화시켰다. 투신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수급도 악화된 상황이어서 미국증시의 바닥 확인이 선행되지 않는 한 국내증시도 외풍에 시달리는 힘겨운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3천3백3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올들어 지난 3월14일(3천6백43억원)에 이어 두번째 많은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1천5백68억원) SK텔레콤(7백56억원) 등 대형주에 집중됐다. 전일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0% 떨어지고 일본과 대만증시도 반도체주 위주로 급락양상을 보인 점은 한국 증시의 주력인 반도체주의 향방에 우려를 자아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9일 연속 1조원에 가까운 한국주식을 순매도했다. 한편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25.69포인트 떨어진 697.84를 기록,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1.90포인트 내린 58.33을 나타냈다. 원화 환율은 19원50전이나 치솟은 1천1백90원40전으로 마감됐다. 엔화 환율의 급등이 장 초반부터 원화 환율을 세차게 밀어 올렸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대거 '팔자'에 나서며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환율 상승에 한 몫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셀 코리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안재석.박민하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