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업계 '업그레이드'] (인터뷰) 임향순 <한국세무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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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들의 조세 소송 대리권 확보는 납세자들의 권익보호는 물론 국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임향순 한국세무사회 회장은 기자와 마주앉자 마자 숨도 고르지 않은채 조세 소송대리권 얘기부터 꺼냈다.
세무사회가 이 문제를 얼마나 절실하게 여기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임 회장은 "과거 프랑스가 법률시장을 개방한 이후 조세 소송 시장이 미국변호사들에 의해 크게 잠식됐다"며 "전문적인 분야에 능통한 미국 변호사들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사례를 보더라도 전문지식을 갖춘 세무사들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해 전문적 능력을 갖춘 세무사들에게 소송을 맡겨야 외국계의 시장잠식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무사업계의 "핫 이슈"인 소송 대리권 문제를 임 회장을 통해 자세히 들어본다.
-소송 대리권 문제가 세무사업계의 주요 현안인데 어떻게 추진되고 있습니까.
"눈코뜰새 없습니다.
각 지역 세무사 사무실을 돌며 조세 소송권 확보를 위한 서명을 독려하고 있고 각계를 돌며 조세소송권 확보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세 소송권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가장 큰 대의명분은 납세자의 권익향상입니다.
조세관련 전문가들이 행정심판에 이어 법원 소송을 할 경우 비용도 절약할 수 있고 승소 가능성도 높습니다.
법률소비자인 납세자 입장에서 선택권이 확대되는 것도 이익이지요.
국익과도 관련된 사안입니다.
프랑스처럼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전문성을 갖춘 외국계 로펌들이 조세소송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전문가들인 세무사들이 소송권을 갖는게 바람직합니다"
-변호사들의 반발이 적지 않은데...
"2000년을 기준으로 전체 소송사건(1심) 98만여건 가운데 조세 소송은 1천2백14건에 불과했습니다.
세무사들에게 조세 소송 대리권을 부여해도 변호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봅니다"
-외국은 어떻습니까.
"독일처럼 법률서비스 선진국은 별도의 조세법원이 설치돼 있고 전문자격사들에 의한 소송대리권을 보장해 주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세무사가 조세소송시 보좌인으로 진술할수 있도록 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인회계사회와는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제도 문제로 갈등이 있는데...
"과거 교수, 국세관련 경력자, 행시 합격자, 공인회계사, 변호사에 세무사 자격을 부여했지만 공인회계사와 변호사를 제외하고 모두 폐지됐습니다.
모든 자격사 선발은 목적과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세소송권 확보를 위한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5천여명의 세무사가 오는 29일까지 5백만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 정부에 세무사법 개정을 공식 건의 할 예정입니다"
-세무사회가 올해로 40년을 맞았는데, 소감은...
"62년 출범한 이후 1백31명이었던 회원이 현재 5천여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전국 6개 지부를 갖는 국내 최대의 조세전문가 단체로 발전했다고 자부합니다"
-세무사회의 사회적 봉사업무 무엇입니까.
"세무사회는 손해배상공제 회계제를 운영, 납세자에게 손해를 끼칠 경우 3천만원까지 보상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납세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각종 법률이나 제도개선을 정부에 건의해 상당한 성과를 얻어 왔고 무료 세무상담실을 운영하면서 세금 상담도 합니다"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역점을 둔 업무를 소개해 주십시오.
"5천여 세무사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적극적으로 뛰고 있습니다.
세무사의 겸직금지 조항을 완화한 것도 회장으로서 보람있는 일이었습니다.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부동산양도 사전신고제 폐지를 건의해 이것이 받아들여진 것은 최근의 성과라고 봅니다.
세무사회가 주관하는 전산세무회계 자격시험이 노동부의 공인을 받아 경리직원 양성의 길이 열린 것도 주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송 대리권외에 앞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입니까.
"노동부 소관의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징수사무를 세무사가 대행할수 있도록 하는 고용산재보험 통합징수법을 통과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또 기준경비율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무기장사업자를 기장사업자로 끌어들여 국세 징수에 조력하는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보고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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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서울대 사범대 및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단국대 대학원 졸업(경영학 박사)
행정고시 10회 합격
광주지방국세청장
단국대 겸임교수
한국세무사학술회 회장
한국세무사회 22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