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외국계 제약사인 한국화이자가 계약기간이 끝나는 7개 대리점에 대해 판매마진을 33.3% 낮춰 새 계약을 맺겠다고 통보해 반발을 사고 있다. 대리점들은 우월적 지위를 가진 한국화이자가 무리한 계약을 강요했다며 곧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다는 계획이어서 공방이 예상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는 다음달 말로 끝나는 대리점 계약을 새로 체결할 때 적용하는 약품 공급가격을 기준 약가의 92.5%에서 95%로 높이겠다고 성창 남양 신성약품 등 7개 대리점에 최근 일괄 통보했다. 이렇게 되면 대리점 마진율은 7.5%에서 5%로 2.5%포인트 하락, 판매마진이 33.3%나 줄어든다. 한국화이자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해당 대리점들은 '토종 판매망 고사 의도'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한국화이자 관리책임자로부터 판매대행사인 쥬릭파마코리아와 대리점 계약을 맺으면 현재(7.5%)보다 마진율을 높여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는 판매망 단일화 이후 대리점을 정리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쥬릭파마코리아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쥬릭파마의 국내 법인으로 2년 전부터 영업 중이다. 신성약품 홍영균 부사장은 "월간 거래액이 10억원 정도여서 계약을 갱신하면 매달 2천5백만원씩 연간 3억원의 손실이 생긴다"며 "계약조건이 변경되지 않는 한 쥬릭파마코리아와의 계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개했다. 7개 대리점들은 이에 따라 한국화이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 등을 가려달라고 공정위에 공동 제소하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도 내겠다는 방침이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