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악기(안기봉 대표)와 영창악기(김재룡 대표)는 세계적인 악기회사로 성장하기까지 쉼없는 경쟁을 벌여온 라이벌 기업이다. 세계 악기시장 절반 이상을 점유해온 두 회사는 창업 시기도 비슷하다. 올해로 창업 46년을 맞은 영창악기가 삼익악기보다 2살 더 많다. 두 회사는 신제품개발에 있어서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다. 삼익악기가 신개념 피아노를 출시하면 이에 뒤질세라 영창악기도 신제품을 선보였다. 영창악기가 급성장한 매출 수치를 내놓으면 삼익악기도 만만치 않은 실적을 발표하는 등 팽팽한 경쟁을 펼쳐왔다. 두 회사는 외환위기 이전까지 중국과 동남아 지역 현지공장 건설도 경쟁적으로 펼쳤다.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두 회사 모두 부도 위기에 빠진 것도 닮은 꼴이다. 과도한 시설투자와 매끄럽지 못한 경영승계 등이 겹쳐 삼익악기는 법정관리에, 영창악기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비운을 맞았다. 두 회사는 우량자산을 매각하고 임금을 동결하는 등 지난 3년 동안 피나는 구조조정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삼익악기는 이달 중 법정관리 종료절차를 밟고 재도약을 기약하게 됐다. 영창악기도 지난 6월27일 워크아웃에서 벗어나 고가품 생산에 주력하며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다짐하고 있다. 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