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시장은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정부가 건강보험의 재정안정화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나선 데다 의약분업이 정착되면서 다국적 업체와 국내 업체간 패권싸움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의약분업을 앞두고 가수요가 일어 제약사들이 예상치 않은 반사이익을 챙겼다. 2001년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 해에는 제약사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 상장 제약 6개사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998년 3.9% △1999년 3.4%에서 의약분업이 시작된 2000년에는 17.4%로 급격히 상승했고 2001년에는 18.5%까지 치솟았다. 또 주력품목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영업이익률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상장한 6개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999년 10.3% △2000년 14.1% △2001년 15.4%를 기록했다. 그러나 의약분업 수혜는 2001년을 정점으로 둔화되고 있다. 분업정착으로 매출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보험약가 인하,비급여품목 확대,대체조제 확대 적용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상장제약 6개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2년 14.8%,2003년 14.5%,2004년 14.3%로 하락할 전망이다. 특히 제품력에 따라 업체간 실적이 크게 차이나고 있다. 품질위주의 처방이 급증하면서 오리지널 제품을 직접 파는 다국적 업체와 제품력이 우수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국내 대형업체 중심으로 매출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외국의 오리지널 제품 도입도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자금력과 영업력이 뛰어난 소수 대형업체에만 집중되고 있다. 현대증권 조윤정 연구원은 "의약분업 수혜에 따른 고성장세가 2001년 정점을 이룬 뒤 2002년부터는 시장경쟁이 심화돼 외형 및 영업이익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다만 제품력과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 외국업체와 경쟁가능한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향후에도 20% 이상의 매출 고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