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 우량은행간 합병으로 탄생한 국민은행은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PMI(Post-Merger Integration, 합병이후 통합) 과정을 밟고 있다. 오는 9월 전산통합이 완료되면 보다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마진을 희생하는 무리한 성장전략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은행은 자산 성장보다는 대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도 자산 증가는 전년말 대비 3%선에 그치는 등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유가증권의 비중을 줄이고 대출을 늘리는데 주력, 대출은 9% 수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1.4분기에는 5.4% 증가한 가계여신이 중심이었다면 2.4분기에는 가계여신 증가율이 둔화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경기 전망이 어둡지 않은 상황이므로 중소기업 여신 위주의 대출 증가 전략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에 대한 투자판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경기에 대한 전망과 국민은행의 장기적인 비전 설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말 기준 시중은행의 28%, 예금은행의 20%에 달하는 규모로 경제전반의 리스크를 공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자산구조의 중심이 될 중소기업 여신의 경우 경기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한 및 우리금융그룹 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겸업화를 통한 성장전략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성숙단계로 접어들면서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이 어려워짐에 따라 전통적인 상업은행 업무만으로는 주주를 만족시켜 줄 높은 자기자본수익률(ROE)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국민은행은 이러한 화두에 대해 적극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이 최근 국민은행 주가가 상대적으로 횡보하는 이유다. 따라서 현시점은 현재의 높은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증대시켜줄 장기적 비전의 제시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병건 < 동부증권 애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