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해마다 약 10만명의 MBA(경영학석사) 취득자들이 미국 노동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이들이 MBA 랭킹 상위 대학에서 2년 과정을 마쳤다면 적어도 10만 달러 이상을 학비로 지출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하버드 MBA 출신인 점에서도 알수 있듯이 이들에게는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190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MBA 프로그램은 그동안 큰 성공을 거둔 게 사실이다. MBA 과정에 등록하는 학생들은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몰려 들고 있다.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지난 2000년 가을 학기 미국 MBA 과정 학생들중 14.4%가 외국 학생들이었다. MBA 프로그램을 등한시하던 독일에서 조차 MBA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MBA 출신들이 좋은 직장을 얻게 되는 것은 실제로 MBA 취득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일까? 스탠포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페퍼 교수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는 결론이다. 페퍼 교수는 최근 'Academy of Management Learning and Education'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MBA 학위를 취득하는 것'과 '높은 연봉의 직장을 얻는 것'은 별개라고 주장했다. 지난 40년간 MBA 취득자와 미래의 연봉에 대한 상관 관계를 연구해본 결과 특별한 관계가 없다는 지적이다. 차이가 있다면 MBA 출신들이 두 살 정도 나이가 더 많다는 것일 뿐. 물론 MBA 랭킹 상위 대학을 졸업했다면 많은 동문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등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큰 자산을 얻게 된다. 상위권 MBA에 입학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학생들은 어느 정도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도 내려진다. 찰스 오라일리 스탠포드 대학 교수는 "MBA 과정에는 영리하고 진취적인 학생들이 많아 기업들에는 중요한 인력 풀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MBA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MBA 과정을 마치면 학생들은 '고객 만족'이나 '품질 향상'보다는 '주주 이익'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게 된다. 기업 리더들이 회사 경영과 사회에 대한 책임성 사이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뤄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MBA 프로그램이 올바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MBA 졸업자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효과적인 의사소통 능력이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대학원이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고 답한 MBA 출신자들은 6.0%에 불과했다. 캐나다 퀘백 맥길 대학의 헨리 민츠버그 교수가 1975년도에 졸업,기업 최고경영자(CEO) 지위까지 올라간 19명의 하버드 MBA 출신들을 조사해 본 결과 이들중 10명은 회사가 파산했거나 면직을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의 1백대 기업중 40개 기업은 MBA출신들이 경영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출신들이 어떤 일을 경험하게 되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민츠버그 교수는 꼬집고 있다. 정리=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 ◇이 글은 이코노미스트지 최신호(7월25일)에 실린 'Business schools under attack'이란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