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는 롯데 현대 신세계의 3강구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 3개사를 하나로 묶어 표현하는 '빅3 백화점'이라는 용어도 귀에 익어 너무나 자연스워졌다. 나름대로 선전하는 중견 백화점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빅3만큼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3개사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백화점시장을 평정한데 이어 지방으로도 급속히 세력을 확산하고 있다. 수도권에선 빅3 이외의 백화점은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브랜드 파워에서 빅3의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유통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지역에선 기존 현대백화점 2개점(무역센터점 본점)에 최근 몇년새 신세계와 롯데가 도전장을 던지면서 빅3간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자연스레 빅3를 제외한 다른 백화점들의 목소리는 낮아질수 밖에 없다. 지방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산 광주 마산 울산 등 전국 주요 대도시마다 빅3 백화점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역의 토착 백화점들은 빅3의 남진정책에 어쩔줄 모르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 백화점들은 버틸 수 있는 데까지 한껏 버텨보지만 결국 두손을 들고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역적인 특수성과 보수성으로 인해 유일하게 지역백화점 강세지역으로 남아 있던 대구조차 빅3의 파고를 비껴가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 롯데백화점이 대구에 점포를 개설하면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치고 지역 유통업계가 격랑에 휩싸일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처럼 빅3의 위세가 커지는 것은 점포가 많을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규모의 경제'가 유통업계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점포수가 많을수록 납품업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제조업체 입장에선 빅3에 입점하거나 납품해야만 그들의 막강한 점포망과 판매력을 이용해 손쉽게 판로를 개척할 수 있기 때문에 빅3 위주의 마케팅전략을 짤 수 밖에 없다. 빅3의 전국 백화점 시장 평정은 문자 그대로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