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가시오가피 등 약효가 뛰어난 약용식물이 많습니다.정부와 업계가 관심을 갖고 약용식물산업을 육성한다면 세계시장의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국제 생약계의 석학인 독일 뮌헨대 힐데베르트 바그너 박사는 이같이 한국 약용식물의 산업화를 강조했다. 경기의약연구센터와 ㈜한국자연과학이 최근 성균관대에서 개최한 '항스트레스(Antistress)와 가시오가피' 세미나 참석을 위해 방한한 바그너 박사는 한국 약용식물의 효능은 전세계적으로 그 성가가 인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그너 박사는 "특히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가시오가피가 인삼의 '사촌'격으로 국제 학계와 미국시장 등지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어 상품성과 시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반 여건을 갖춘 한국이 약제화,상품화에 더딘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가시오가피에는 다른 식물에서 볼 수 없는 스트레스 적응인자인 아답토겐(adaptogene)이 함유된 것으로 임상시험에서 나타났으며,이는 국제 학계에서 인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시오가피는 '시베리아 진셍(인삼)'이란 이름으로 중국산과 러시아산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가시오가피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는 이유는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의 저항작용 때문인데 임상시험결과 한국산 가시오가피의 유효성분 함유량이 러시아나 중국산에 비해 4∼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지난 30여년간 약용식물 연구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바그너 박사는 "현재 한국에서 가시오가피는 약제가 아닌 식품 수준으로 여기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인식을 바꾸고 산·학계가 약제화를 위한 표준화 및 과학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