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중 산업활동 동향이 다소 위축된 모습으로 나타나 매우 걱정스럽다. 우선은 미국의 금융불안이 우리 실물경제에까지 파급된 게 아니냐는 판단에서 그렇고,또 갈수록 설비투자가 늘어나기는 커녕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성장잠재력의 약화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사실 최근의 거시경제지표들을 보면 우리 경제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성장률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증시 주가는 불안할 정도의 약세기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에서는 과소비를 걱정하지만 실제 기업들의 생산이나 판매는 증가세가 둔화되는 양상이다. 민간 연구기관과 한국은행은 물론 정부까지도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등 경기회복을 낙관해 왔지만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썰렁하기만 하다. 왜 그런가,무엇이 잘못돼 있는가를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쉽지않은 일이다. 6월 산업활동이 다소 주춤해진 것은 자동차 등 일부산업의 노사분규와 지방선거 및 월드컵 행사로 인해 조업일수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청의 풀이이지만 투자활동 위축까지 설명하지는 못한다. 또 지난 상반기중 여행수지는 16억4천만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관광객 입국이 줄어서 그렇다는 분석이지만 관광업계의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던 게 사실이고 보면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여행수지뿐만 아니라 경상수지 전체를 보더라도 염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지난 상반기중 경상수지 흑자가 35억7천만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5억3천만달러의 절반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지난 98년 4백억달러가 넘었던 경상수지 흑자가 99년 2백44억달러,2000년 1백22억달러,2001년 86억달러 등으로 반감되는 양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까지는 몰라도 내년에 적자로 돌아서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적자경제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지금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경제상황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것 뿐이다. 경제를 낙관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때 일수록 기업의욕을 북돋워줘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대기업 그룹의 내부거래 전면조사 방침을 밝히는 등 기업의욕을 꺾는 일만 벌이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해외여행이 붐을 이루고 해외명품이 날개 돋친듯 팔리는 소비행태 또한 하루빨리 시정돼야 마땅하다.